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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제1회 한국오픈액세스 포럼 추계 세미나에 참석했다

늦은 가을비가 제법 내리는 10월 22일(화) 오후, 염곡동에 있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을 찾았다. 한국도서관협회로 자리를 옮기기 전 다니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바로 옆에 있다. 참 오랜만에 그곳을 가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옛 직장을 들려 볼 시간은 없었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한국오픈액세스포럼을 이끄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사실 이와 같은 운동을 이끌어 가는데에는 많은 부분에서 헌신을 필요로 한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오픈액세스는 학술 출판 환경이 점점 더 시장경제로 편입되는 상황에서 연구자들 스스로 자신의 연구성과에 대한 주도성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외국에서 연구자들 스스로 자발적 인식과 참여로 이같은 오픈액세스 운동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성과를 향해 전진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자 스스로가 아니라 주로 연구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에 의해서 이같은 논의가 주도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고, 좀 더 빠르고 확실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은 높지만, 한편으로는 자발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동의지속성을 확보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픈액세스 활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러기를 바라고, 도서관계도 더욱 적극적으로 오픈액세스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사실상 도서관들이 이같은 논의를 선도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식정보시대 학술 활성화에 기여하는 도서관의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오늘 세미나에서는 세 분의 강연이 있었다.세미나에 대한 간단한정리는 한국학술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내용은 여기) 또한 발표자료집도 공개되어 있다. (자료집은 여기) 나는 개인적으로 윤종수 부장판사(대전지법 논산지원 지원장)의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과 CCL"을 통해 저작권에 대해서 좀 더 정리를 할 수 있었고, CCL에 대해서도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사실 이 파란 블로그에서도 CCL을 적용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의CCL 활용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활발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활용도에 비해서는 아직도 철학적 논의는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사실 오픈액세스가 활성화되려면 우선적으로 학술자원을 스스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학술성과를 공개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매우 적절하고, 또 강렬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실제 공개를 하기에는 적지 않은 연구자나 학자들이 두려움을 갔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자주 내가 쓴 글을 공개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적으로야 오픈액세스가 합리적인 활동일 수도 있고, 또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정작 실제 성과들을 공개하는 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논의를 진전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이 단계에서는 각자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성과물들을 공개하는 실천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윤 판사의 지적이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졌다.심원식 교수(성균관대학교)의 "국내외 오픈 액세스 활동의 조명"과 이수상 교수(부산대학교)의 "PKP의 오픈액세스 저널 사업의 소개"에서도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웠다. 역시 현장에 근거한 활동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더니 그동안 도서관계나 관련 부문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오늘 이 세미나를 통해 다소의 아쉬움을 달래 볼 수 있었다.

* 같이 갔던 사람이 공부를 열심히(?)하고 있는 나를 찍었다. 찍어 주었으니 공개를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