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무한하다, 아니 하늘은 없다
어떤 것이 하늘의 참 모습인지 결코 볼 수가 없으니 그것은 없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하늘은 늘 거기에 있으니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바람에 스쳐 상처가 나도, 언제 그랬느냐 싶게 다시 맑게 변해 있다.
때론 먹구름이 가득해서 하늘까지의 눈길이 꽉 막혀 있었다가도
또 다 털어버리고는 지독하게 푸른 가슴팍을 보여주니, 하늘은 늘 내 앞에 있다.
10월 27일 오후 4시 30분경 동대문쪽에서 남산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강렬한 햇살을 사방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구름이 겨우 그 강렬함을 막아섰지만, 역부족, 창 같이 사방으로 햇살이 날아간다.
그 모습에 나는 마음이 떨렸다.
어느새 내 가슴팍에 햇살이 날카롭게 날아와 꽂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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