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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김해시의 참 작은 도서관 중 한 곳을 보다

최근 '책 읽는 도시' 선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해시에는 여러 종류의 도서관이 있다. 그 중에는 작은도서관보다도 더 작은, 그래서 그 이름이 '참 작은 도서관'인, 버스 정류장에 있는 도서관도 있다. 얼마나 작으냐면 버스 정류장에 설치되어 있는 도서관이라서, 책도 몇 십 권 정도 비치되어 있을 뿐이다. 현재 김해시내에 모두 7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잘 운영될까 했는데, 꽤 시간이 흘렀는데, 11월 20일 내가 본 인제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이 도서관(사실 명칭 문제는 매우 규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기회가 되면 따로 이야기할 계획이다)에는 그래도 책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정류장은 책을 갖춘 것 뿐 아니라 나름대로 예쁘게 만들어져 있다. 일종의 공공디자인의 관점에서보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뭔가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움과 좋은 내용을 만나고, 그래서 잠깐이라도 뭔가 자신을 돌아보거나 주변을 돌아보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로 들은 바로는 이 '참 작은 도서관'에 책이 부족해 지면 다시 채워넣는다고 한다. 사라지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 책이 잠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다녀온다는 기분으로 이 도서관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북크로싱? 다시 이 정류장으로 돌아오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책이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어느 헌책방에서 사고 팔리지는 않아야 하겠지요. 이 도서관에 대해서 아직 판단을 하지 못했다. 좀 더 고민해 보려고 한다. 명칭 문제까지 포함해서....

이 버스정류장은 익산시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3곳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러나지난 8월 한언론보도에 의하면 처음 설치할 때 비치한 1500권 중 70%인 1천여권이 정류장을 떠나서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참 고민되는 문제인데.. (김해시 사정은 어떤지 모르겠다) 익산시의 이 버스정류장에 있는 도서관은 '훈훈서관'이라고 명명되어 있나보다. 훈훈한 도서관? 이건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책 바꿔보기, 즉 북크로싱을 위한 정류장 역할로 설정된 것 같다. '책 바꿔보기'라는 말이 적혀 있다. 그렇다면 아직은 돌아올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결국 도서관은 시민들 속에서만 삶을 이어갈 수 있으니, 잘 운영되는 것도 시민들의 몫이고, 부실해 지는 것도 시민들의 책임인다. 물론 그 일을 맡아 하는 도서관 사람들은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이해하고 함께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과 대화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나누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익산시 관련 기사보기) (익산시 버스도서관 소개 동영상보기)

* 인제대학교 정문에 있는 '참 작은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