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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이야기

KBS, `TV, 책을 말하다` 는 폐지되어서는 안된다

요즘 우리 사회는 방송법 관련 법률 개정안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방송은 사회에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공공성 유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법률 개정안은 결국 방송을 일부 기업재벌이나 대규모 신문자본 등에게 넘어갈 것이며, 그래서 결국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많은 방송국 기자들은 물론 사회시민단체나 언론 관계자 등의 반대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여러 방송사 기자들은 파업을 하면서 법률안 개정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여론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유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공공재원으로 KBS라는 방송국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가진 국민들을 위해 그들의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고르게 방송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그런 공공성을 가진 방송국까지도 상업적 관점이나 그 외 다른 이유로 공공성을 훼손하는 쪽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그런데 이런 큰 틀에서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책 문화에 크게 기여해 온 KBS의 'TV, 책을 말하다'가 갑작스럽게 폐지되었다. 마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폐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프로그램의 낮은 시청률이라고 한다. 시청률은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유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최근 상황과 맞물려 이 프로그램의 폐지 이유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야 할 가치와 필요가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정부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 4월5일'독서문화진흥법'을 시행하고, 작년(2008년) 6월에는 국민독서진흥기본계획까지 만들어서국민들의 책 읽기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그 내용 중에는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방송/언론 등 매체의 특성을 활용한 독서캠페인 적극 전개", "지역단위별로 지자체, 교육청, 도서관, 학교, 민간단체, 기업과 방송/언론 등이 공동으로 독서캠페인을 기획/시행함으로써 시너지효과 창출" 등의 사업 추진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 그렇게 해도 국민들의 책 읽기 활성화가 쉽지 않은데, 그동안 그래도 꾸준히 책 읽기를 돕는 좋은 내용을 방송해왔던 'TV, 책을 말하다'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폐지하는 것은 의아하다. 역시 마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에게도 폐지사실을 며칠 전에야 알려 아쉬움을 남겼다고 한다. 요즘은 서로 대화하거나 협의하는 일은 없는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KBS가 공영방송이라면 시청률이 낮은 것을 이유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없애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밤 12시가 넘어서 하는 이 프로그램을 몇 명이나 볼 것이라고 기대했는가? 나도 사실 제대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이 프로그램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폐지되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폐지 결정을 철회하고 다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가서 보니 많은 시청자들이 폐지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나도 이 프로그램 폐지는 반대한다. 2003년 두 시간짜리 특별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TV, 책을 말하다'는 당시 책과 책 읽기, 도서관 문화 등에 관심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그 이후 같은 제목으로 매주 방영하게 된 것으로, 지금까지 비록 시청률이 낮더라도 좋은 프로그램으로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프로그램 하나쯤 있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이 정도 프로그램 하나를어떤 이유로든 유지못해서야 어찌 '품격있는 문화국가'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TV, 책을 말하다'를 다시 보고 싶다.

* 마이데일리, KBS 'TV책을 말하다', 갑작스런 폐지 '논란' 기사 바로가기

* KBS 공사창립 스페셜 'TV책을 말하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 KBS 'TV책을 말하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 이 글을 올린 후 오마이뉴스에 가보니 관련 기사가 올려져 있군요. 노윤영 씨의 "하나뿐인 도서 교양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KBS 'TV 책을 말하다' 폐지에 대한 애도". 바로가기

* 문화체육관광부의 독서진흥기본계획 보도내용

제목 : 책 읽기, 정부가 나선다.
글쓴이
최장헌
날짜
2008/06/10
첨부파일
080527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hwp080610보도자료-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발표.hwp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 요약본.hwp문체부 중점추진과제.hwp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독서환경 조성, 국민 독서생활 지원을 위한 사업 추진, 독서운동 전개, 소외계층 독서활동 지원 등 국민 독서 활성화를 위한 4대 과제 52개 세부과제를 선정,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관련부처와 시ㆍ도의 독서문화진흥시행계획의 토대를 마련했다.

  • 담당부서문화체육관광부(3704-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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