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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미국도서관협회, 로라 부시 여사의 지난 8년간 활동을 되짚어 보다

요즘 미국은 세계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다른 나라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새 오바마 새 대통령이 이전과 다른 미국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아무튼 요즘은 미국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 변화가 각 나라와 전세계 인류에게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로 다들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도서관이겠지.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2005년 미국 도서관계 행사인 미국도서관협회 연차총회에서 한 기조연설이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었다. 그 때 지식과 정보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미국의 도서관과 사서들에게 경의를 표했는데, 앞으로 새 정부에서 미국 도서관계는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에게도 그런 강력한 사회적 지지가 도서관과 사서들에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 노력해야 겠지.

그런데 사실 미국에서도 부시 정부 기간 8년 동안에도 도서관 부문은 여러 중요한 변화의 계기들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건 사서 출신인 로라 부시(Laura Bush) 여사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대통령 영부인 신분에서 보통 사람으로 돌아간 로라 여사는 과거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도 했었고, 영부인 시절에는 도서관 진흥과 독서 운동 추진에 있어 많은 활동을 했다. 미국도서관협회는 기관지 <American Libraries> 2008년 12월호에서 로라 부시 여사가 대통령 영부인으로 지낸 8년 동안의 업적을 조명하였다. 이 잡지는 로라 부시 여사를 '퍼스트 라이브러리언(First Librarian)'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 의미는 대통령 영부인이면서 사서인 부시 여사에 대한 애정을 담은 것은 아닐까 한다.

이 특집기사에서 로라 여사는미국 도서관에 있어 다음과 같은 공헌을 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2001 년
교육 개혁 프로그램인 "Ready to Read, Ready to Learn" 를 시작했다.

'미국 도서관을 위한 로라 부시 재단(The Laura Bush Foundation for America's Libraries)' 설립

미국의회도서관(LC)와 함께 "National Book Festival "을 시작 등.

2002 년
학교 도서관에 관한 백악관 회의를 개최

도서관 정보학 전문가 양성을위한 "21st Century Librarian Program"시작 등.

2003 년
명예 대사로 "유엔 식자 10 년"을 시작,

19 년만의 미국 유네스코 복귀 경축 행사 개최 등.

2005 년
부시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젊은이를 돕기 위한백악관 회의 개최 등.

2006 년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학교 도서관 복구 기금 조성 등.

2007 년
로라 부시 재단 통해 263개 학교 도서관 조성,

미국 박물관 도서관 서비스기구 (IMLS) "National Medal" 수상 등


2008 년
세계적 규모의정보해득(literacy)에 관한 백악관 회의를 개최

세계의 정보해득 능력 향상을 위한 기회 조성
딸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책 "Read All About It!"를 간행 등.

백악관을 떠나 일반인으로 돌아간로라 여사는 이제 미국 대통령들이 현직을 물러서면 반드시 하는 일 중 하나인 대통령도서관을 짓는데 부스 전 대통령과 함께 할 것이다.(관련 기사) 그러면서 <American Libraries> 인터뷰에서도 말한 것처럼대통령 도서관을 위해 노력하거나,도서관과 정보해득 능력(리테라시) 향상에 관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어떨까? 그동안 대통령 영부인들이 도서관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런 중에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께서는 도서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 행사, 특히 지역주민들 일상 생활 속에 다가갈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도서관 확충에 여러 지원을 해 주셨다. 2006년 전세계 도서관 전문가들이 참석한 '2006 세계 도서관 정보대회' 조직위원회 명예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데에도 큰 도움을 주셨다. 아마도 현 이 대통령도 당시 서울시장으로 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현재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올해 추진되는 '한국 박물관 100주년기념사업' 명예위원장을 맡으셨다고 한다. (관련 기사) 대통령 영부인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고 활동하는가는 그 분야에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쉽게 특정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어떤 분야에 좀 더 관심과 지지를 보내는가에 대해서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정치가 아닌 국민들의 삶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활동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늘 바뀔 수 있으니, 이제는 이전 정부가 잘 한 것은 확실히 인정하고 계속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행복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미국 도서관계가 백악관을 떠나는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관계없이 로라 여사가 도서관계에 끼친 긍정적 영향을 평가하고 기록하고 있는 것은 부럽기도 하고, 또 우리도 배워야 할 태도가 아닐까?

* <American Libraries> 관련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