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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The 2009 WebWise Conference on Libraries and Museums in the Digital World

미국이란 나라를 자주 볼 수 밖에 없다. 요즘은 더 그렇지만, 사실 일을 하면서도 해외 사례를 자주 이야기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미국이나 일본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다.종종 미국이 전세계 일의 표준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누가 도서관이나 독서 등과 관련해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 사례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알아서 뭐 할 건데.. 꼭 그렇게 할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어떤 현상은, 그것이 완벽하게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표준화를 통해 모두가 꼭 같은 것이 아니라면, 모두가 그런 나름의 이유와 존립 근거가 있기 때문에, 비슷해 보여도 실제 많은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 그런대도 너무 쉽게 미국에서 한다고 하면, 일본에서 한다고 하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고, 할 수 있고, 해야 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도서관 일도 그렇다. 미국 도서관들이 어떤 것을 한다고 해서 우리 도서관들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례들을 늘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는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것은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반성하고, 우리가 지금 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또는 세계화된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문제를 풀어가고 있는지를 보고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늘 우리의 문제 의식을 기반해서 다른 나라나 사회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그러기에는 쉽지 않으니, 제대로 못하는 것이리라. 이럴 때 요즘 미네르바 사태에서 한 가지 점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인가에 의하면 미네르바가 한 사람이 아니라 7명인가 함께 쓰는 이름이라고 한 것 같다.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앞으로 한 가지 일을 해 가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 자신의 장점을 나누는 그런 협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해외 사정을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다양한 언어나 경험과 적절한 실력이 필요할 것이다. 혼자서 미국을 모두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과제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식이 일상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수많은 세미나나 회의, 워크숍 등 일시적인 만남을 통해서도 지식과 정보의 공유와 나눔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사람들이 좀 더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그런 자리가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에 이런 일들이 더 잘 되는 것 같지만, 사실 온라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에는 사람이 직접 만나서 서로의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풍부한 정보는 나누기 어렵지 않을까? 디지털 시대일 수록 오프라인 형태의 만남은 그런 점에서 점점 더 소중해 진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내 분야에서는 도서관 일꾼들간 모임이 그리 많지가 않다. 또 점점 더 현실적인 과제, 기술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서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와의 소통을 위한 자리는 거의 없다. 다른 나라 도서관의 이야기도 중요하고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와 현실에서 영역이 겹치거나 경계선을 맞대고 있는 분야, 박물관이나 미술관, 기록관 등 유관 기관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야들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거의 없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기록관 등을 지원하는 정책 담당 부처나 부서가 서로 다르다.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서로 정책은 물론 현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 자주 없었던 같은데,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는폭넓은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미국에서 다음 달에 관심을 가져볼 모임이 하나 열린다는 내용을 오늘 우연히 알게 되었다. 미국에도 우리나라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비슷한 기구인 도서관박물관서비스기구(The Institute of Museum and Library Services, IMLS)가 있다. 다만 이 기구는 우리나라와 달리도서관과 박물관을 아우르는 기구라는 점이다. 하긴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문화부에 도서관박물관과라고 하는 과 단위 정책부서가 있어 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 등문화시설 전반을 한 과에서관장한 바도 있기는 하다. 물론 같은부서에서 정책을 담당한다고 해서 반드시 여러 기관이 서로 잘 소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상적으로 기회는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정책부서 변화 등으로 인해 지금은 도서관은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에서 정책을 관장하고, 박물관은 문화정책과에서 담당한다.(그런데 문화정책과 업무를 다시 확인해 보니까 ""문화정책 및 도서관·박물관 정책에 관한 종합계획의 수립·조정 및 추진"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도서관정책도일부 관여하는가 보다) 아무튼 이 IMLS는 미국내 12만2천개 도서관과 1만7천5개개 박물관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한다.이 기구는 도서관과 박물관이 이용자들에게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이 기구는 국가차원에서 활동하는데, 주(state)와 지역단위 기구와 함께 협력해서 지속적으로 문화유산과 문화, 그리고 지식을강화, 유지하고, 배움과 혁신을 촉진하고, 전문가 발전을 지원하는 일들을 수행한다. 이 IMLS가 2009년 2월 26-27일 미국 워싱톤 D.C.에서 흥미로운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한다.

컨퍼런스 명은 "The 2009 WebWise Conference on Libraries and Museums in the Digital World" 이다. 이 컨퍼런스가 올해로 10번째인 것 같다. 매년 이 모임에는 미국 각지에서300여 박물관과 도서관 전문가들이 참석, 기술적이고 디지젙 자원과 그것이 박물관, 도서관과 그밖의 문화 기관들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논의하고 토론한다고 한다. 2009년 올 해 이 행사의 주제는 "디지털 토론(Digital Debates)"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제를 선정한 것은 현재 미국의 박물관, 도서관, 기록관과 그밖의 문화 기관 등이 직면한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객이 협력자가 될 때 기관에서 이를 관장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문화 기관들이 디지털 기술과 온라인 실재로 변모할 때 과연 어떤 권리와 책임이 따르는가? 문과 기관들이 이용자들, 동료 기관, 그리고 혹은 상업적 기관들과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본질을 손상하지 않고도 서로 협업할 수 있을까? 언제 박물관과 도서관이 기술에 투자할 것인지 등등에 대한 관심이 이번 심포지엄 기간 중에 논의될 주제라고 한다. 우리도 언제 이런 심포지엄을 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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