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합정동 쪽에 가서 저녁을 먹고 자그마한 카페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일행 중 한 분이 아는 분이 하시는 카페라서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집에 가려고 문을 나서는데,
바깥 쪽에 작은 책상 하나 놓여 있고..
그 위에 책들이 가격표를 달고 얌전히 놓여 있었다..
카페 주인장께서 예전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젠 그 일을 하지 않아 가지고 있던 책들을 내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책 몇 권을 샀다..
책을 사고 보니 좀 쓸쓸했다..
나에게도 언젠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이 필요없어질 때가 있겠지..
이미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워낙 감각이 무뎌서,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
만나면 헤어질 때가 있다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나에게 와 있어도, 그저 책꽂이에서 침묵의 세월을 보내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책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더 좋은 주인을 찾아 떠나게 해야 할까?
아무튼 이 책 4권은 이제 내게로 왔다.
또 언제 떠나 보내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쓸쓸함을 담아
내 책들 속에 고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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