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물건만 사러 가는 것은 아니다. 요즘 백화점들은 나름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아마도 큰 백화점들은 대체로 갤러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술에 있어서는 요즘 작품 가격도 만만하지 않고, 그래서 큰 백화점들이 좋은 작품들을 소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신세계백화점이 그런 곳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번에 신세계백화점에서 관심이 가는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어제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를 갔었다. 백화점 소개에 따르면 부산 센텀시티에 또 하나의 백화점을 연 것을 기념해서 1960년대 미국에서 팝아트의 정수를 이룬 두 명의 작가 작품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연다고 한다. 이미 센텀시티관에서 3월 3일부터 25일까지 전시를 한 것으로 이번에 4월 14일까지 서울 본점에서 하고, 광주점에서는 4월 16일부터 30일까지 역전시회를 연다고 한다. 전시회 명은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앤디 워홀_팝아트의 전설展’이다. 팝아트는대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현대미술 장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팝아트라는 용어는1945년 영국의 미술평론가 로렌스 알로웨이가 처음 사용했는데,그 뚯은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차용한 순수미술의 한 영역이라고 한다. 사실 팝아트 작품을 보면 대중적으로 매우 친숙한 이미지들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익숙하기 때문에 금방 친숙해 진다고 할까.
이번 전시회가 재미있는 것은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과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라는 두 거장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두 사람 모두 너무도 유명한 작가들이라서 누구나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자주 듣고, 또 자주 두 사람의 작품을 여러 매체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직접 가서 보니 새롭다.2시와 4시 두 번에 걸쳐 해설을 해 주고 있는데, 어제 마침 딱 2시에 갤러리에 가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두작가는 같은 시기에 팝아트라는 공통된 영역에서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는데,서로 상당한 유사점을 가졌으면서도 성장배경 등도 너무도 다르고 또 실제 작품세계도전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니재미가 더했다. 솔직히 작품 가격은 얼마나 할까? 설명 중간 중간, 비싸다는 말도 하긴 하던데.. 리히텐슈타인은 2008년 초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 "행복한 눈물"로 인해 유명해 졌다고 생각된다. 당시 그 그림 가격이 1천만불 정도까지 이야기될 정도였으니.. 그냥 가격은 잊고 그림에만 집중하면, 이번에 나온 작품들은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인만큼 내가 보기에도 좋은 작품들이다. 이런 것들이 대중들에게 공개된다는 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팝아트라는 것이 "대중이 좋아하는 것, 젊고 생기 넘치는 것, 익숙한 것, 섹시한 것, 저렴한 것, 매력적인 것, 대규모적인 것을 표방"하는 거이라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 두 작가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그런 점에서 팝아트의 속성을 제대로 담아냈다고 생각한다.사실 팝아트를 통해 보면 이젠 미술도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서 대중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소비사회에서의 욕망과맞물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그렇다면 이런 전시회가 소비사회에서 가장 대중들의 욕망과 맞물려 가는 백화점에서 열리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팝아트일 지도 모른다. 주말 백화점 세일 중이라서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은 날, 나는 갤러리에서 대중 소비시대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탄생한 어쩌면 진짜 미국적인 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구경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팝아트는 중요한 미술 분야가 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어제 오전에 케이블에서 하는 재방송을 봤는데, 그 내용이 낸시 랭이라는 작가에 대한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그 방송은 2006년에 한 것인가 보다. 나도 참.. 이렇게 늦게 그걸 보다니..) 이래저래 어제 주말은 내가 팝아트에 파묻혀 지내야 할 날이었나 보다.
* 신세계갤러리 전시회 소개 바로가기
* 신세계갤러리 입구. 유명한 엔디 워홀의 작품인마릴린 먼로 초상화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 갤러리에서 가져온 안내장(팸플릿)(왼쪽)과 3천원을 주고 산 도록(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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