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를 잘 못하는 편이라서 음악을 그리 즐겨 듣지는 않는다. 그런데 요즘 느닷없이 나를 당황하게 하는 가수가 있다.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7080이라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처음 그 가수를 알게 되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노래가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끝까지 들었고, 그 이후 종종 이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들을 수록 묘하게 끌려들어간다. 따라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도 자꾸 그 노래가 귀에 담긴다. 가사도 자꾸 뭘 생각하라고 떠 밀고.. 오늘 인터넷으로 그 가수를 찾아가보니,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위한 붕가붕가 레코드'라고 하는 회사 사이트로 갔다. 어, 이거 재미있네.. 인디음악을 하는 젊은 가수들이 만든 레코드회사인가 보다. 회사 소개를 보니까 느낌이 확 온다.
2004년 신림-봉천 지역 음악인들의 모임인 ‘쑥고개청년회’는 제1차 보고서인 《인디의 한계》에서 음악인의 생계에 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속가능한 딴따라질(Sustainable DoReMi)’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그에 대한 반응으로 2005년,“혼자 사랑하는 자가 혼자 살아남는다”는 모토 아래 개와 고양이가 스스로 성욕을 해소하는 행위인 ‘붕가붕가’에서 말을 따온 붕가붕가레코드(BgBg Records)라는 독립 음반사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확실하게 자기 정체성을 가진 것 같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들이 말하는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란 ‘인디 음악인이 자신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생계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음악 작업’이라고 한다. 적어도 지치지 않고, 생계에 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해 보겠다는 실현 가능한 방법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방식을 들고 인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같이 해 보자고 하는 개방적 태도를 가진 것 같아 긍정적 느낌을 준다. 이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말들이 언뜻 가볍게 보일 수도 있으나,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건강한 긍정과 즐거움으로 풀어가는 것 같아서 그들이 소개한 말을 꼼꼼하게 읽어보게 된다. 새로운 시대 음악을 즐겨 듣지 않았는데, 한 번 도전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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