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오랜만이다. 빨간 칸 하나 하나에 생각을 담아내게 한 이 원고지... 글을 쓰는 행위 그 자체가 눈에 보인다. 한 칸 한 칸에 하나의 글자나 쉼, 여백을 채워가면서, 짭게 때로는 길게 생각을 이어가던 그 행위.. 그래서 글을 쓸 때 원고지에 쓰면 더 명쾌하면서도 긴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나 조차도 원고지를 버린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학 졸업 때 학위논문(지금도 대학 졸업 할 때 논문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다.)를 쓸 때 원고지에 썼다. 쓰다가 한 글자가 틀리면 그 쪽을 다시 처음부터 채워나가야 했다. 그러다가 앗, 또 다른 생각도 났을 것이고.. 아무튼 손에 힘주고 수 십 장 원고지를 매워가던 때가 다시 떠오른다. 그 논문은 잃어버렸다.. 다시 보면 어떨까? 아무튼.. 때로 원고지에 써 보자. 그런데 요즘 우리 한글워드프로세스에서는 글을 쓸 때 원고지 양식을 선택해서 글을 쓸 수는 있다. 그래도 손으로 쓰는 것과 좀 다르겠지..
오늘 아침 메일함을 열었더니 '나눔문화'에서 보내온 원고지 편지가 있었다. 박노해 시인의 시 '답청'이 오롯이 담겨있다. 마치 원고지에 꼭꼭 눌러 쓴 것 같은 시... 여유롭게 휴일 아침을 즐기고 있었는데, 더 좋다.. 고맙다. 같이 나누어 이 시 한 수, 원고지의 맛과 함께 느껴보시기를!!!
출처 : 나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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