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대로

2003년 7월 방송된 <! 느낌표> 청와대 편... 다시 보니 마음에 더 찡하게 다가온다.

2000년대 초MBC에서 방송한 예능프로그램인 <!느낌표>는 책을 읽자는 캠페인으로 우리 사회에 놀라운 책 읽기 열기를 불러 일으켰다. 책 한 권 선정해서 그 책으로 꾸려진 이 프로그램은 오락이면서도 사회적 메시지가 제대로 엮여 재미와 의미를 같이 담아 냈다. 책을 읽자는 캠페인은 드디어(!) '기적의 도서관' 건립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인 '기적의 도서관'을 짓는 것을 컨셉이 방송되면서 개인적으로 책을 읽자는 캠페인이 어린이를 중심으로 '같이 읽자'는, 도서관 건립 운동으로 확장된 것이다. 나는 당시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관계하고 있어(물론 지금도 조금은...) 방송이 만들어 지는 것을 가끔 지켜볼 수 있었다. 제작열기는 그대로 텔레비전을 통해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전해졌다. 책을 읽자는 것과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자는 것이 맞물려 많은 기금이 모아졌고, 그 결과 전국 여러 곳에 '기적의 도서관'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2003년 11월 순천시에 첫 번째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했다. 당시 개관식에도 참석했었는데, 권양숙 여사께서 직접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하셨었다. 개관식 모습은 나중에 느낌표를 통해전국에 방송되었다. 물론 책 캠페인이나 어린이도서관 건립 운동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책과 도서관 문화를 대중화하고 사회적 관심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것은 틀림없는 공이라 할 것이다. 책을 읽자는 것과 도서관을 짓자는 캠페인은 제작지의 의욕과 의지, 사회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2003년이 지나자 다른 것들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기적의 도서관' 건립은 별도의 동력으로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김해시가 내년 초 개관을 목표로 11번째 기적의 도서관을 건립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 방송에서 시작한 캠페인이 방송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체 동력을 만들어 가면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그 캠페인의 의미와 가치가 남다르기 때문이고, 또 그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사회나 시청자들의 강력한 의지와 책임감, 지원이 맞물렸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크게 기여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곁에서 지켜보았던, 그리고 '기적의 도서관' 건립이 도서관계 미친 강렬한 영향력을 직접 맞닥뜨린 나로서는 <! 느낌표>가 만들어 지고 방송된 것에 대해 고마움을 가지고 있고, 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앞으로 도서관계에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에 '사람사는 세상'에 가서 보다가, 귀한 영상이 하나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건2003년 7월 19일 방영된 < ! 느낌표>의 청와대 편이다. 맞다. 그 때 제작진의 노력과 청와대의 호응으로 청와대를 방문했었다. 나도 그 당시 방문단 중에 한 사람이었다. 다시 찾아보니 녹화는 7월 15일에 있었다. 녹화 후에 청화대는 브리핑 자료를 통해 녹화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정말 당시 참여정부는 자기자랑이 아니라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로서 자신들의 한 일을 남김없이 역사에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으로일일이 기록으로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마도 그 어느 정부에서도 쉽게 하지 못할 만한 귀한 일이라 믿는다. 아무튼 그 덕에 어렵지 않게, 그 당시의 청와대브리핑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다. 아무튼 당시 다양한 시청자들과 제작 관계자들이 청와대 영빈관(맞을 것이다)에 가서 대통령 내외분을 모시고 이런저런 말씀을 듣을 수 있었다. 여의도 방송국 앞에서 모여 명찰을 받고, 여러 대의 버스로 청와대로 가서 방송 녹화에 참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도 뒤편 자리에 앉아서 내내 즐겁게 녹화에 참여했다. 나중에 실제 방송된 것을 보니까 나도 1-2초 정도 화면에 나오기도 했다. 물론 나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님과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녹화가 끝나자 바로 오던 길을 되짚어 돌아왔을 것이다. 다시 그 당시 방송된 내용을 보니까, 아, 그 때 좀 더 국민들이 고인의 참 모습을 보았더라면, 지금 보니 얼마나 권위를 벗고 국민들과 함께 하고자 하셨는지, 죄송한 마음에보면서 웃지도 못하겠다. 대통령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특히OECD 국가들에 비해 공공도서관과 어린이도서관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질문한 것에 대해서, "좀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좀 많이 짓자고 하셨다. 대통령께서 도서관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미안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정말 대통령으로서, 도서관이 부족한 것, 그래서 국민들과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미안해 하시니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 진다. 마음이 아프다.. 특히 권양숙 여사는 이후 직접 기적의 도서관 뿐 아니라 공공도서관이나 소규모 도서관 문제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다.그래서 지금까지 오는데 조금은 더 힘이 되었고, 격려가 되었다고 믿는다.

청와대에서의 방송은 벌써 6년여가 지났다. 그러나 다시 보니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그래서 또 더 마음이 아프다. 당시에는 이 영상을 나중에라도 쉽게 구해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사람사는 세상'에 올려진 동영상을 귀하게 다시 본다.

* 사람사는 세상에 올려진 <! 느낌표> 청와대편 보러가기

* 청와대 브리핑 보러가기

출처 : <MBC 프로그램정보通>

<MBC 프로그램정보通>이라는 곳을 보니까 2004년 초 이 <! 느낌표>에 대해 분석한 글이 올려져 있다. 그 기사 내용 중에서 이 청와대 편에 대한 대목이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2003년 7월 19일은 청와대에 마련된 세트에서 대통령과 「!느낌표」제작진 출연진이 만난 날이다. 이날 방송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대통령이 대단히 부드럽고 서민적이라 방송이 즐거웠다는데 있다. 이날 시청률은「!느낌표」방송 사상 최고치인 30.8%(닐슨 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하였다."

제작진이 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는 항목에 대한 내용이다. 제작진은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매우 부드럽고 서민적이어서 방송이 즐거웠고,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 방송은 시청률도 꽤 높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대목을 접하니, 서민적이라는 표현이 너무도 아리게 다가온다.

* <MBC 프로그램정보通> 관련 기사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