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코스..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걷기 길... 중간 마을을 걸을 때는 좀 심심하기도 했지만...
* 촘촘한 거미줄... 그곳에서 살고 죽는 일들이 무심하세 반복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삶은 누군가에게 죽음이고, 누군가에게 죽은 것은 그 죽음을 딛고 선 누군가에게 삶이 된다...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올레길을 거꾸로 걷는 일들이 많아졌나 보다... 그래서 길을 알려주는 화살표도 하나 더 생겼다. 원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파란색 화살표와 함께 거꾸로 걸어가도 목적한 곳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알려주는 노란색인지 주황색인지, 아무튼 다른 색 화살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함께 있다.. 어디로 갈까 파란색 길? 노란색 길? 올레도 하루하루 진화(?) 하는가 보다.
* 누군가 바다를 바라보려고 내다 놓은 의자일까? 바람에, 햇살에, 비에 다 찟겨져 나갔지만, 결코 바다를 향한 마음은 버릴 수 없나 보다.
* 바다가 조금씩 일어서서 해변으로 달려온다.
* 꽃은 바람과 함께 흐르면서 시간 속으로 사라진다... 다시 바람이 불면 꽃몸은 산산히 흩어지겠찌. 그래도 그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 4코스 중간 해변에 해병대가 만들었다는 길이 있다.. 조금은 걷기 편하게 만든 자갈길. 군대가 일상 속에서 지켜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을까? 평화는 전쟁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만들어 가는 속에서 자라나고 성장하고 성숙해 지는 것이리라...
* 망오름을 오르는 길 중간, 쉼터가 있었고, 한 부부가 쉬고 있다.. 잠시 바닷가를 벗어나 오름을 오르는 길이 힘들지만 또 다른 풍광이다.. 오래오래 함께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망오름을 오르는 계단길... 돌아돌아 올라도 되는 오름을 계단으로 질러 올라간다... 옆으로 뉘면 좀 쉬울까? 아내와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올랐다. 몇 번의 가위바위보에 벌써 계단을 다 올랐다...
* 계단으로 오른 능선에 길이 있다.. 푹신하다. 오랜 세월.. 흙과 나무와 비와 바람이 만들어 낸 여유일까?
* 봉수라서 망오름인가보다... 이제는 쓰이지 않는 그 쓰임새가 그래도 소중한 것은 왜일까? 역사는 그렇게 지금은 쓸모가 없어보여도 지금이 있기까지의 쓰임새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고 존경해야 하기 때문일까? 지나가는 나에게 그곳은 조용함과 함께 꼭대기에서 더 시원한 바람이 있어 좋을 뿐이다.
* 망오름에서 내려다 본 어느 마을... 꽃이름만 모르는 게 아니다. 사람들 사는 터전 이름도 나는 모른다. 그게 바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삶을 보는 방식일 것이다. 내가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이름이 없는 것도 아닐테고, 또 이름이 없어도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삶터가 아닌 것도 아닐테니, 그냥 지나가자. 흐릿한, 비구름으로 둘러싸여가는 그곳이 아름답다고 느끼고 그냥 지나가자...
* 망오름에 있는 벤치... 그곳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 아마도 마을 사람들이 만든 것일까?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나중에 보면 결국 어디선가 만나는 길을 두고 늘 선택을 해야 한다. 올레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야할 길을 찾는 것, 그것을 위해 미리 주어진 표식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 표식 찾기가 어려운 곳도 여럿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길을 따라 사는 사람들도 함께 길을 걷고 있고, 가야할 길을 찾고 있는가 보다.
* 거슨새미라고 한다. 산남동쪽 끝샘이라고 설명이 붙어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거슨새미는 오름 이름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나는 샘물이 바다쪽이 아니라 한라산 쪽으로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거스른 샘물이라는 뜻인가? 지금은 샘물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 이름은 남아 물이 바다가 아니라 산으로 흐른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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