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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제주올레 4코스를 걷다(3)

바닷가에서 주민을 만났다.. 어디 가냐고 하길래 남원포구까지 간다고 했더니, 좀 멀다, 차 태워 주겠다고 하신다... 아닙니다... 우린 걸으려고 왔습니다. 그래서 걸었다.. 비가 오시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올레를 위해 산 우의를 사용했다.. 좀 세찬 바람 속 잘잘한 비를 맞으며 걸어 숙소로 돌아오다.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하다. 왜 걸었지? 겨우 차로 10분이면 되는 길을 1시간이나 걸었는데... 그 이유는 아직도 쓸 단계가 아니다.


* 거슨새미 앞을 지나 마을길로 내려오니 거슨새미 설명을 담은 큰 돌이 서 있다.이럴 때 길을 어떻게 잡아야 하지?


* 영천사였나... 공사 중이지만 잠시 물도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하기는 불편이 없다. 계단과 연지... 연꽃들.. 눈이 호사를 누린다.


* 제주올레에서 만든 새 표식으로 스티커 형식으로 붙일 수 있는가 보다. 글쎄 그냥 파란색 자유로운 화살표가 더 친근해 보이기는 하다. 그래도 노란색 표지가 잘 보이기는 하니...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가 보다..


* 태흥리 바닷가... 아직 바다로 나가지 않은, 아니 이제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는 배들이 항구에 있다. 저 배들이 실어 나를 삶의 방식을 만나야 하는 것도 나중에 올레에서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람이 조금 센 데 그래도 고기들이 잡힐까? 나도 그 끼고 싶지만, 나에게는 낚시대도 없고, 고기를 기다릴 시간도 없으니... 그냥 걸을 밖에...


* 길을 차지한 물 웅덩이.. 그곳에도 풍경이 있었다.. 나는 웅덩이를 그냥 걸어갈 수는 없으니 옆으로 피해 걸었다... 그래도 웅덩이 때문에 길을 가지는 못하지 않는다. 안되면 그냥 물 위를 걸으면 되니까....

* 전복과 소라를 양식 중이니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너무 멋지다. 사람은 출입금지고 전복과 소라가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다니...



* 오후가 되자 비도 내리고 바람도 더 거세졌다... 빠르게 어두워진다. 바람에 바다가 더 요란하다. 그래도 등대는 불을 켠다. 배는 이제 저 불빛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겠지... 그런 불빛이 나의 일상에도 늘 있으면 좋겠다...


* 비바람을 맞으면 걸어걸어... 드디어! 4코스를 마치다. 남원포구. 오늘과 내일 이틀을 묶을 숙소가 있는 곳이다. 다시 갈림길, 이제 4코스를 접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은 5코스다. 그 기대를 안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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