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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나로호를 기억하며

그 녀석, 어디 갔지?

그렇게 요란하게 하늘로 날아가더니,

아, 돌아볼 수록 아름다운 이 지구

떠나가기 싫었나,

나야, 비행기 타고 올라가

구비구비 물빛 반짝이는이 땅 본 것 뿐이지만,

너무도가슴 벅차, 작은 창에 코 박고

고개 아프도록 내려다봤었는데,

그 녀석이봤을 이 지구는 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막막한지구 밖 세상으로 나가기 싫었을까.

그래도그냥 가 버리지,

여긴여전히 슬픔이 강물이 되고

답답해서온통 검은지구 밖우주에라도 가고 싶은데,

그러나 박차 오를 로켓이 없는 나로서는

몸 하나만큼도 날아오를 수 없어 또 답답한데,

아니, 그 녀석은 이 땅으로 되돌아 오지 않을 것이다

정해진 궤도가 싫어서

잠깐 다른 곳에 가려고,

스스로 어둠 속, 우주 속으로 몸을 던졌을 것이다.

거기에 진짜 별이 있는지,

지구와 달은, 또 먼 명왕성은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 있는지

그런 것들을 물어보기도 하고, 가서 만져 보기도 하려고

여기 지구인들과 교신을 하지 않고,

우주 바람과 먼지와 행성과 별과 교신을 시도하고 있을거다

안녕,

신나게 이 땅을 떠난 너는

우주에서 잘 놀아주기를,

영원히 내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우주에 있을 숱한 영혼들과 교신하면서

영원히 떠돌아다니기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우주 곳곳에다가 방을 붙여볼까?

집 나간 '위성'를 찾습니다.

* 어제 발사되었으나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나로호 소식을 들고, 글쎄실려있던 인공위성은 어디로 갔을까? 궁금했다. 오늘 오전에 결국 교신도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정말 거대한 우주 속으로 제 스스로 날아간 것일까... 실패인지 성공인지가 아니라 이번 발사 경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가, 배울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그건 연구진이나 실무진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이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냥 짧은 글 하나 쓰고.. 집 나간 위성을 찾습니다. 그 위성 이름이 '과학기술위성2호'이네. 무슨 애칭이라도 있었을 법 한데... 솔직히 그 동안 그냥 뉴스로만 듣고 알고 있었는데, 홈페이지를 찾아가 봤다. 격려 글도 많고...

* 나로호 홈페이지 바로가기

▲ 힘차게 솟았지만…
온 국민의 우주개발 염원을 담은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검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사진출처 :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