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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이야기

라이브러리 & 리브로 - <L 매거진>이 이름을 바꾸다

도서관미디어연구소가 도서관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감저널을 내세워 3개월 전에 창간한 <L 매거진>이 지난 9월호부터 제호를 좀 바꾸었다. 이제사 그 이야기를 전한다. 새 제호는 <라이브러리 & 리브로>이다. 영어 Library 와 Libro를 모아 <L 매거진>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 말을 그대로 한글로 풀어 썼나보다. 현재 4개 도서관인가가 이 잡지를 구독해서 도서관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 제호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9월호에는 중고등학생 644명에게 물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의 도서관문화 & 독서문화' 설문결과가 실려 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무엇이 없다면 책 읽을 시간을 더 많이 가질 것인가를 물었다. 대답은 어쩌면 당연했다. 시험공부가 40%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다음은 인터넷이 17.1%, 잡념 16.7%, 텔레비전 12.4%, 학원수업 9.4% 순으로 답했다고 한다. 역시다. 그런데 '잡념'이 순서에 있는 것은 역시 청소년답다는 생각이 든다.나도 그 때쯤에 잡념을 많이 했지.... 뭔가 희망적인 생각도 하고, 때로는 우울한 상념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것을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답변은 흥미롭다. 그런 잡념에 책 읽기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설문은 지난 여름방학 동안 공공도서관을 얼마나 이용했는가 하는 것도 있었든데, 58%는 전혀 이용한 바 없다고 했다. 학교도서관은 이용했을까? 평소 도서관을 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책 읽으러 간다는 학생이 46.5%였는데, 이 비율은공부하러 가는 경우는 33.9%와 학교 숙제 때문에 10.6%등 학교 공부와 관련있는 답변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문화강좌를 들으러 가는 경우는 겨우 0.5%였다. 청소년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 만들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실 청소년들은 절대적으로 시간이 없으니까 책을 읽을 여유도 없는데, 문화 강좌를 들으러 갈 시간은 더욱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인문학 읽기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삶에 대해 생각도 해 보고, 자기에 대한 자긍심도 가지도록 하면 좋겠다. 청소년들에게 어떤 도서관을 꿈꾸는가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은 무엇이었을까? 31.5%가 "읽을 책이 넘치도록 많은 도서관"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DVD 등 시청각 시설이 잘된 도서관은 29.8%로 2위, 공부에 도움을 주는 도서관에 26.7%가 답을 해 3위를 차지했다. '저자와의 만남' 등 문화행사가 많은 도서관에 대해서도 10%가 지지를 보냈다. 이런 청소년들의 생각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떤 도서관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책 읽기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자세한 것은 잡지를 직접 보시면 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출판사, 기억에 남는 책에 대해 물은 것에 대한 답변이다. 작가에서는 베르베르가 38명, 공지영이 24표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한비야, 롤링, 김소월, 박원서 등의 순서로 답변을 했다. 출판사에 대해서 물은 것은 의외였다. 민음사, 창비, 비룡소, 지학사, 교학사 순으로 답변을 얻었다. 3표 이상 표를 얻은 출판사가 36곳이다. 다양한 출판사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억에 남는 책에서 1위는 역시 해리포터 시리즈였다. 2위는 신.. 베르베르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은 가 보다. 엄마를 부탁해가 3위였다. 그런데 4위가 좀 의외다. 전태일 평전이 마시멜로 이야기에 이어 8명이 답을 해서 5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뜻밖이다. 베르베르 책이 셋, 한비야 책이 2권이 올랐다. 그런데 대부분 책이 외국 번역서다. 이건 역시 많은 과제를 생각하게 하는 결과다. (참, 이번에 설문은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들 제안을 받아들여서실시한 것이라고 한다. 전체 26개 학교 학생이 참여했다.)

이 잡지를 보면서 우리가 도서관을 둘러싼 여러 부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단 잡지가 도서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서관과 책, 독서 등 여러 방면에서 관계있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대화를 촉진하는 계기와 마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라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