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예약을 해 두었기에 오늘 북한산국립공원 내 우이령을 가 볼 수 있었다. 우이령은 서울시 강북구에 있는 우이동에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연결해 주는 고개길이다. 서울에서는 남태령과 함께 '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라고 한다. 북한산은 서울시에서 1-2시간 정도면 거의 모든 등산로에 접근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일년 내내 오르는 산인데, 그 중에서 우이령은지난 40여년 동안 일반사람은 접근할 수 없었다. 그것은 1969년에 일어난 1.21사태로 인해서 이 우이령이 폐쇄되고 군과 경찰이 이 고갯길을 통제해 왔다. 그러던 것을 2000년대 들어와 개방 논의가 진행되었고, 결국 올해 7월 중순 그 길이 개방되었다. 그러나 오랜 기다림 끝이라서 그랬을까? 7월말까지 10만여명이 이 길을 찾으면서 다시 생태계 훼손 우려가 커졌고, 결국은 생태 보존과 시민들의 이용 권리 보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선에서 지금은 탐방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사전 예약을 받아서 우이동 쪽에서 390명, 양주 교현리 쪽에서 390명등 모두 780명만이 하루동안 우이령을 걸을 수 있다. 약 5km가 안되는 이 길은 그렇게 지금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지면서 오늘도 제한된 수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오늘 나도 아내와 함께 그 길을 걸었다. 날씨도 참 좋아서 3시간 정도를 걷는 동안 내내 편하고 여유로웠다.
*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중 '우이령 탐방' 페이지 바로가기(사전 예약 필수)
* 오늘은 교현리에서 우이동으로 넘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오라고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었지만, 버스 노선을 확인해 보니까 서울역환승센터에서도 704번을 타고 오봉산석굴암까지 갈 수 있다고 해서 거기서 버스를 갈아탔다. 10여분 기다리는 동안 하늘을 보니 구름이 화사하다. 그런데 구파발역까지 가지 않고 서울역환승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가길 잘 했다. 내내 앉아서 갈 수 있었는데, 서대문쪽으로 가면서 등산객들로 버스가 만원이다. 구파발역에서는 새로 사람을 태우지도 못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내가 내리기 전에 대부분 등산객들이 내리기는 했지만, 아무튼 북한산을 찾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오봉산석굴암 정류장에서 내리니, 안내문도 제대로 없다.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길을 물어 산을 오르다. 그때가 10시 좀 넘었는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고 보니 예약하지 않고 왔다가 입구에서 발길을 되돌리는 것이다. 예약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 입산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예약을 했으니 신분증으로 신분을 확인시키고 우이령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사진은 서울역 앞 하늘)
* 교현리 쪽에서 오르면서 처음 만난 안내판. 우이동까지 약 5킬로미터이다.
* 차가 제법 많이 다닌다. 길에 차 다닌 자욱이 선명하다. 빛이 좋다.
* 위 사진은 길을 걸으면서 만날 수 있는 오봉의 한쪽 봉우리...
* 오봉산석굴암이라는 절이 있다. 우이령 길에서 왼쪽으로 한참을 올라야 있는 곳인데, 전망이 좋다.
* 오봉산석굴암을 올려다 보다.
* 이 우이령 길에서는 갈 수 없는 곳이 많다. 하길 주어진 단 하나의 길로만 다녀야 한다. 출입이 금지된 곳에 무엇이 있을까? 왜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이 있는지... (여기서는 벌통을 두고 있어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출입금지 안내판을 둔 것이라 생각된다)
* 석굴암에서 앞을 내다보니 전망이 시원하다.
* 석굴암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났다.
* 산과 구름이 멋지다. 산할아버지가 구름모자를 쓴 것일까?
* 석굴암 갈림길에 설치되어 있었나? 곳곳에 안내판이 잘 정비되어 있다.
* 이런 길이 그냥 죽 이어져 있다.
* 오봉이 잘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서 다양한 오봉의 모습을 만났다.
* 전망대 한 편에는 그곳에서 바라본 북녘땅을 가르키는 안내판이 있다. 약간 왼편 너머가 개성과 판문점이라고 한다.
* 그냥 이름도 모르는 봉우리를 바라본다.
* 도토리를 지키려는 다람쥐의 호소..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라고 한다.
* 우이동 쪽 나오는 입구 쪽에 간단하게 이 길을 개방하기 까지에 대한 안내가 있다. 그런데 내 눈길을 끈 것은 "여기를 넘어 오시면 우리(동식물) 갈 데는..."이라고 쓴 작은 안내판... 정말 사람과 동식물은 함께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 우이동 쪽으로 내려섰는데, 숲 속에서 딱다구리 소리가 난다. 울창한 숲을 한참을 살필 끝에 나무 중간 쯤에서 열심히 나무를 쪼아대는 새를 발견했다. 카메라에 담았다. 어디에 있는지는 잘 찾아봐야 한다. 다시 보니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 우이령 숲길을 나오니 먹자골목 같은 우이동 계곡길이 길게 늘어서 있다. 겨우 그 길을 걸어내려 왔다. 예전에 나도 종종 찾았던 그 우이동 계곡길.. 그 길을 내려서 버스타는 곳까지 나오니 오른쪽으로 북한산이 훤히 보인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다. 오늘 하루 그렇게 길게 40여년을 되돌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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