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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술꾼과 나

술꾼이 될 수 있을까?

"술을 왜 마셔요?"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야"

"뭐가 부끄러운데요?"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어린왕자 중)

요즘 부끄러움을 모르면서도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꾼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아예 부끄러워야 할 것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해서

아예 술을 마시면서도 그것이

부끄러움을 잊기 위한 것이라는 술꾼 이야기는

아무도 기억하지도 않는 세상이 되었다.

어린왕자를 알지 못하는 세상이기에

술꾼을 모르는 것이 뭐 부끄러운 일이겠는가.

나는 왜 그 술꾼과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나는 술꾼에게 질문하지 못했다.

그냥 '같이 커피나 한 잔 해요'라고 했다.

사실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술꾼은 이미 자기 술을 다 마셨고,

나는 전날 밤에 다 마셨기 때문에,

당장 마실 술이 없었다.

서로 마주 보면서 이랬을 것이다.

'어, 나 닮았네...'

그렇게 술꾼을 보면서, 나는 술을 마시는 것이 부끄럽지 않았는데,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일까?

* 올해 봄에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에 직원연수를 다녀왔었다. 그 때 찍은(찍힌) 사진 가운데 하나다.

'쁘띠 프랑스'는 전 구역에서 금연, 금주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그래도 이 술꾼은 늘 당당하게 술을 마시고 있으니, 역시 예외가 없는 일은 없는가 보다.

차라리 이 술꾼 앞에서는 같이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해 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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