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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자

2009 공공디자인 엑스포를 관람하다

토요일, 오후 코엑스를 오랜만에 찾았다. 2009 공공디자인엑스포를 보러 갔다. 사전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접수를 하고 들어갔다. 너른 전시장에서 여유있게 볼 수 있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공공 부문에서의 디자인 변모를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모든 부문에서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 다만 디자인이 그저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편리함과 배려 등을 제대로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가능한 모든 것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겠다는 열린 마음과 실천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요즘 공공부문에서 그래도 뭔가 달라지려고 하는 것은 다행이고, 이번 엑스포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지자체 전체가 새롭게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을 알리려고 한 부스들도 많아 깊이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는 있었다. 이 엑스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고 있는데, 적어도 문화부가 관여하는 전 분야의 디자인 변혁 노력을 담아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도서관 부문도 한 부스를 마련해서 디자인 요소에 대하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등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예 도서관 부문이 따로 도서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전문적인 도서관 페어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서관도 이제 더 열심히 시민과 함께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고, 그런 노력을 드러내는 마당으로 '도서관 페어'를 한 번 만들어 보면 좋겠다.

* 분위기 좋은 부스에서 쉬는 동안 작은 쪽지에 이런저런 바람이나 의견을 써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나도 쪽지를 적어 붙였다.


* 올해 상을 받은 디자인 작품. 가로등에 테이블을 붙인 것은 신선한 시도다.


* 관람객을 위한 쉼터에 있는 폐종이로 만든 큐션. 의자로 사용해도 상관없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만들어 쓸 수가 있다. 일어나기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폐지를 이용해서 이런 큐션을 만든 것은 좋다. 폐지가 많이 나는 쪽에서는 이런 디자인을 응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다.


*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한 홍보 부스. 학교를 즐겁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전시되었다. 다트 게임을 할 수 있는 방을 만들거나 화장실을 잘 꾸민다거나 하는 것과 함께 북 카페 꾸미기도 프로젝트 내용 중 하나다. 학교도서관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런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좋다. 그래도 도서관이라는 점은 잊지 말기를! 도서관에 필요한 것은 예쁜 의자나 놀이 기구가 아니라 풍부한 책과 사서(교사)라는 점을... 그래야 북 카페든 학교도서관이든 제 기능을 하고 그래야 학생들이 그 안에서 행복할 것이다.






* 이번 전시회에서 내가 제일 흥미롭게 본 것은 못골 시장이나 수유 시장, 주문진 시장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더욱 활력을 불어 넣는 그런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요즘 점차 전통 시장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데, 다시금 문화를 통해서 시장 사람들은 물론 시장을 찾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너무도 소중하고, 또 정말 잘 해야 하고 더 잘 많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또 이번 엑스포에서 흥미롭게 본 것은 '그린체험관'이라는 폐품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 보는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 부스였다. 어떤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폐품이나 부산물이 나오는데, 그것을 그냥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이용해서 뭔가 새로운 창조 체험을 해 보는 것이다. 나도 다양한 형태의 재료를 구해왔다. 이 워크숍을 도서관에서도 일상적으로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도서관에 재료를 모으는 곳도 마련하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모아진 재료를 이용해서 뭔가를 해 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워크숍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 이하 아래 사진은 엑스포 전시장 전체를 그냥 찍어 본 것이다. 언젠가 독립적인 도서관 페어를 상상하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