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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미국도서관협회의 2010 연차대회 및 전시회 개최 (6/24-29)에 즈음하여

어제 미국에서는 미국도서관협회(ALA)가 주최한 연차대회 및 관련 전시회가 끝났다. 이 연차대회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서관 행사가 아닐까 한다. 미국이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가 된 것은 무엇보다도 강력한 민주주의 신념을 바탕으로 창의와 자유를 확장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 미국의 중심에는 공교육과 도서관이라고 하는 강력한 두 공공부문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할 것이다. 마을을 만들 때 항상 도서관을 중심에 두어 시민들이 누구나 스스로 평생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왔기 때문에 미국 도서관계는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뿜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그런 미국 도서관계의 역량을 잘 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도서관계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연차대회일 것이다. 올해는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일정으로 워싱톤 D.C.에서 열린 이번 연차대회에서는 무려 1,400여개 프로그램과 함께 1,500여 부스가 참여한 전시회가 열렸다고 한다. 직접 보지 않았으니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약 2만명도 넘는 사서와 교육자, 작가, 출판인, 도서관친구들과 이사회 멤버 등이 참석한다고 하니 연차대회의 역동적 모습을 조금은 그려볼 수 있겠다. 연차대회에서는 특별히 올해에 한해서 행사 마지막 날인 29일에 도서관 옹호의 날(Library Advocacy Day)이'전국 도서관 입법의 날 (National Library Legislative Day; NLLD)'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50개 주와 워싱톤 D.C.에서 열린 이 이벤트를 통해서 도서관 관련 입법 활동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미국도서관협회이 한 여름 벌이는 성대하고 강력한 축체(연차대회)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나라 도서관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도 올해로 47번째를 맞이하는 '전국도서관대회'가 있다. 한국도서관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여러 도서관 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 대회는 수 년 전부터는대체로 2,000명이 도서관 사서와 관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도서관계 행사이다. 2박 3일 일정으로 4-50개의 다채로운 주제의 학술행사와100여개 부스가 참여하는 전시회도 함께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정으로 대구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도 꾸준히 대회의 규모를 키워왔는데, 사실 이런 대회의 규모는 일상적인 도서관 활동의 결과에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라 할 것이다. 일상적으로 전국 각지, 각종 도서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사서들이 성공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성과와 열기를 한 번의 대회에 모아, 서로의 성과를 나누고 격려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도서관대회가 도서관 활동의 건강성과 미래 지향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이와 같은 대회의 내용은 원칙적으로 참가자의 역량과 참여 정도에 구체적인 성과가 결정된다. 참가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를 찾고 준비하고, 참가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대회를 준비하는 주최측의 몫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참가자들 또한 스스로 자신의 참여가 대회 전체의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과 자세로 대회 기간 동안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스스로 대회의 주체로서 참여해 주어야 한다. 도서관대회는 일반인들이 아닌 도서관 사서들과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그래서 모두가 상대의 존재와 활동 정도가 나의 존재와 활동 정도와 직결되어 있기에, 함께 생사를 같이하는 동지라는 생각으로 자발적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올해 도서관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알찬, 좀 더 즐거운 프로그램과 내용을 만들어 볼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중에 이번에 미국도서관협회 연차대회 내용을 보면서 참 많이 부럽다. 그러나 우리도대회를 통해서 우리나라 도서관과 사서들이 단합하고 함께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도서관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나은 사회, 살만한 사회가 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한 가지 정말 부러운 것은 이번 미국도서관대회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편리하게 연차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활용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이폰용 앱을 설치해서 봤는데, 대회 참가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함께 수많은 행사와 전시가 열리는 속에서 자신이 참석하거나 가 봐야 할 곳을 미리 확인해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로 해서 아주 흥미롭고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도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대회에 참가하는 관계자가 편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때가 머지 않았을 것이다. 도서관 정보화에서는 우리가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면 이런 점에서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최신의 기술을 잘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아직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니 우리 대회도 곧 더 발전하고 알찬 모임으로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미국도서관협회 주최 연차대회 및 전시회 누리집 바로가기

* 이 그림은 누리집 첫화면 일부를 갈무리한 것임.




* 위 그림은 아이폰에 설치한 연차대회 어플리케이션 화면 일부를 갈무리한 것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