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우리나라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해 애쓰고 있는 문화연대가 이번에 다음을 통해 행동에 필요한 재정 확보를 위해 희망모금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이메일로 소식 1호를 보내왔다. 최근 외규장각 도서를 '영구대여' 형식으로 돌려받는 문제를 협상하고 있는가 보다. 그러나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게된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제거하고 제대로 된 해결방식이 될 것인지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된 지난 수 년 동안, 글쎄 도서관 분야도 뭔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외규장각 도서는 도서관 부문의 일이기도 하다. 1993년 일, 당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자기 나라 고속전철인 테제베(TGV)를 팔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이 때 미테랑 대통령은 우리나라에게 외규장각 도서인 의궤 297책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중 한 권인 '휘경원원소도감의궤'를 가져와 우리나라에 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우리나라에 전달하고자 했던 미테랑 대통령의 뜻은 그 책을 가지고 우리나라까지 따라온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 2명에 의해 아주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두 나라 대통령이 만나 책을 전달해야 하는데, 당시 같이 온 사서들은 절대로 책을 내 놓을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결국 전달식 몇 분 전에야 책을 내 놓았고, 그 책은 우리나라에 전달되었다. 이 일은 당시 우리나라와 프랑스에서 모두 큰 이슈가 되었고 많은 관련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약속과는 달리 나머지 책들은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지금까지도 이렇게 외규장각 도서들을 반환 받기 위해 시민들까지 팔을 걷고 나서야 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당시 반환을 반대한 사서들은 귀국해서는 사표까지 제출했다고 들었는데, 최근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국회도서관장 시절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당시 우리나라에 왔던 사서가 지금도 있냐고 물었더니 그 사서 중 한 명이 사서 부문 총국장이 되었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만났다고 한다. 당시에 그 사서들은 자신들이 취한 행동(책을 지키려고 했고, 그러지 못하고 귀국해서 사표를 낸 것 등)은 명예 문제이며 프랑스의 이익과 합법성, 그리고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받았다고 사임의 이유를 밝혔었다고 한다. 뒤늦게 다시 이 일을 챙겨보면서.. 그 당시에도 대통령의 명령(?)까지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자신들이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표까지 낸 그들 사서의 행동에 어쩌면 부러웠던 것 같다. 유 구청장이 글에서 쓴 것처럼 '정치, 경제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한 번 입수된 자료는 절대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이 사서의 직업윤리'라는 확고한 인식에 따라 행동한 것이 사회와 언론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 그래도 같은 사서로서 부러웠다. 그런데 이번에 유 구청장 글을 보니 그 사서가 지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중견 간부가 되어 있다고 하니, 그 또한 더 부러웠다. 우리도 그럴 수 있을까? 사서로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직업윤리에 입각해서 당당하게 행동하고, 또 그런 행동을 하고 나서도 또 공공기관에서 자신의 영역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뒤로 하고 시민단체가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도서관 부문은 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물론 협상 과정에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노력들이 제대로 결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아고라에서모금 청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모금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이번에 8월 27일까지 2천만원 모금을 목표로 모금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문화연대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이번 모금에도 참여해 보면 좋겠다.
* 다음 아고라의 모금청원 페이지 바로가기 "시민의 이름으로 약탈된 외규장각을 찾아옵시다"
*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글 "첨예한 문화재 반환 논쟁, 프랑스 리슐리외국립도서관" 보러가기
* 아래는 문화연대에서 보내온 '외규장각 반환을 위한 희망모금레터' 1호를 가져온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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