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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도서관과 사서를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 - 미국의 `사랑하는 우리 도서관 사서 賞`

좋은 도서관이 많은 나라가 반드시 좋은 나라가 되지는 않지만, 좋은 나라치고 좋은 도서관이 밑바탕이 되지 않은 나라는 없다고 한다. 좋은 나라가 뭘까 할 때, 그건 아무래도 국민 각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사회 분위기와 함께 경제적 문제들도 이성적으로 풀어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이 든든한 그런 나라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국민 각자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들로 사회가 구성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바른 공교육과 함께 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을 통한 평생 시민의식을 고양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좋은 나라들은 공교육과 함께 도서관이라고 하는 지역사회 지식과 문화 공공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그래서 유구하고도 든든한 도서관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때의 도서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물론 일반적으로는 도서관 3요소인 시설과 장서, 사람(직원)이 모두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왔다. 그 중에서도 결국 도서관은 도서관 직원인 사서를 매개로 장서와 이용자인 시민이 만나서 새로운 학습과 자각, 깨달음과 창조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기 때문에, 결국 좋은 도서관은 좋은 사서들이 있는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인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근대 도서관 역사가 짧은 우리로서는 이 부문에 있어 여전히 제대로 된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고, 실제로도 도서관에 전문가인 사서들의 수는 물론 그 위치도 미흡한 것이 가장 핵심 문제라고 할 것이다.

요즘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한 가지 프로젝트를 볼 때마다 우리도 언제 저런 지점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건 바로 미국도서관협회와 뉴욕의 카네기사, 뉴욕타임즈가 함께 진행하는 '사랑하는 우리 도서관 사서 상(賞)I Love My Librarian Award'이라는 시상제도다. (이 상 이름을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 도서관 사서 짱! 상'이면 어떨까?) 이 상은 미국 내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대학도서관에 근무하면서 그들이 존재하는 지역사회/공동체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사서를 이용자가 추천하면, 추천된 사서 중에서 10명을 선발, 시상한다. 추천될 수 있는 사서는 반드시 현재 도서관에 근무하고 있어야 하며, 미국도서관협회가 인정한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야 한다. 2010년 후보자 추천은 9월 20일까지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도서관과 사서가이용자들과 아주 긴밀하게 만나고 그들과 공동체의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도서관과 사서들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도서관협회도 이 프로젝트가 도서관과 사서들의 사회적 역할을 알리고 드러내는데 필요한 한 방식으로 보고 매년 이같은 시상을 통해서 그 성과를 확인하고, 한층 더 이용자와 공동체의 필요에 다가서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도서관은 사회적 기관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올바르고 든든하게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일차적으로 도서관과 사서들이 먼저 나서서 자신의 역할과 위상을 바르게 세우고 확보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이런 시상제도가 나름대로 좋은 계기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도서관협회는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도서관 전문직 단체인데, 지금도 끊임없이 새롭게 자신들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식이 늘 이렇게 사회적 기여를 통해 사회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점은 진정으로 우리가 배워야 할 방식이 아닐까 한다. 도서관 사서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전 부문에서 어떤 것을 결정하는 궁극적 힘은 이용자라고 한다면, 그들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든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지금이라도 도서관 사서들이 진정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공공기관 종사자이자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서관 안에서부터 사서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지지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신있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물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서는 자신이처한불편하고 부족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더 적극적으로, 더 확고하게 이용자에게 다가가고 이용자와 그들의 공동체 성장에 확실하게 기여해야 한다. 그게 사서로서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굳건한 믿음과 실천으로 사서 스스로 우리의 위치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곧 이와 같이, 이용자와 공동체로부터 '사랑해요, 우리 도서관 사서'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 미국도서관협회의 '도서관을 사랑해요I Love Libraries' 누리집 바로가기

* 이 로고는 누리집에서 가져온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