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의 달. 벌써 십 년도 넘게 독서의 달을 가지고, 독서진흥에 노력했지만, 독서하는 사람이나 그 독서량이 별 변화가 없다. 왜 그럴까? 사실 먹고 사는 문제도 이유일 것이고,우리 사회에책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도 이유일 것 같고.. 전체적으로 책을 통해 얻는 깊이 있는 지식이나 지혜보다는 다른 것들이 살아가는데 더 필요한 세상, 공부하는 사람들까지도 여전히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는 현 교육제도 등등.. 그러다보니 지혜의 집이라고 하는 도서관마저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공부방이 우선이어야 하고, 책보다는 이런저런 문화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도서관이 우리사회에서 존재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라면 인류의 수많은 지식과 지혜를 담고 있는 자료들을 수집, 정보, 보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도서관이 이런저런 것들을 다 빼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오직 자료 뿐이어야 하는 것. 물론 그 자료들을 잘 관리하고 사람들에게 적시에 적절한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사서가 함께 해야 하는 것. 그래서 사실 9월 독서의 달이라고 한다면 도서관들은 책 그 자체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물론 지금과 여태까지 진행되는 수많은 것들이 다 도서관이 가진 유일무이한 힘의 원천인 책에 사람들을 연결하고자 하는 것이겠지만, 가끔은 정말 도서관이 행하는 행위들이 책으로 귀결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서평을 쓰고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을 하는 것은, 때로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기본역할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각 지역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등 모든 유형의 도서관 사서들이 자기 영역에서 활발하게 사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서평쓰기와 같이 책과 직접 관련된 작업들을 부지런히 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궁극적으로 도서관과 사서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그를 통해서 도서관과 사서의 가치가 사람들에게 각인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도서관과 사서가 사회적으로 생산된 지식과 지혜의 산물인 책을 분석하고 선별하고 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들을 제대로 전달하는 기본 역할을 수행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독서의 달 행사를 다 마무리하고, 과연 그 행사들이 사람들을 도서관의 힘인 장서로 얼마나 연결했는지, 그래서 사람들이 도서관과 사서의 힘이 본질적으로 장서에 있음을 얼마나 알았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확인해 보면 좋겠다.
한 여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책 80권을 골라 사람들에게 읽기를 권했다. 이번 독서의 달을 기념해서 그 책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자 독서퀴즐 한다고 한다. 이 퀴즈와 선정한 80건의 책이 "읽을수록 쌓여가는 지혜의 지층"인 책에 더 한 발 접근하도록 이끌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퀴즈가 좀 간단한 것 아닌가? 혹시 앞으로는 독서의 달을 맞아서 전국 모든 도서관들이 함께 공동으로 아주 수준높은 독서퀴즈대회 같은 것을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방송국이나 신문 등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매체들도 독서의 달을 맞아 도서관 행사 등을 많이 소개하는데.. 그런 단순히 행사 소개가 아니라 좀 더 깊이있고 근본적인 독서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는데.. 그 중에서도 아주 깊은 수준의 독서퀴즈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이미 여러 퀴즈프로그램이 있는데, 9월 중 한 두 번이라도 독서를 주제로 깊은 울림이 있는 그런 퀴즈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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