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행운동 벽화길을 걷다
겨울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토요일 오후,
몸을 움직이니까 무거웠던 것들이 바람에 훌쩍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잘 모른다..
그러면서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하고 그러는 것도 미안하기는 하다.
집에서 걸어서 행운동 쪽으로 길을 잡았다.
아무런 계획 없이 그냥 걷는다.
그러다가 행운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어디로 갈까 둘러보다가
행운동 벽화길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지도에서 잠시 내가 서 있는 현위치를 살짝 놓쳤다가,
그냥 눈에 보이는 벽화 쪽으로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는 몸으로, 발로 짐작하면서 골목을 걸었다.
여러 그림들이 벽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동네 골목에 그려진 그림들이 때로는 많고, 때로는 부족한 듯..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중간이고, 어디쯤이 끝일지 굳이 알 필요없는
골목길들..
그런데 왜 이름을 고백길로 했을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동네 골목길 안에서 어떤 의미일까?
오후 동안 걸었더니, 골목에 그늘이 내리기 시작한다.
잘 걸었다..
내가 잠깐 바람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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