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서 과거를 보다; 국립민속박물관 재현 옛 거리 모습

현재에서 과거를 보다; 국립민속박물관 재현 옛 거리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눈 내린 박물관은 관광객들로 소란하다.

그 한 켠으로 옛 거리가 옮겨져 자리를 잡고 있네..

그러고 보니 국립민속박물관을 와 본 적이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역시 인쇄소다...

지금은 사실 활판 인쇄를 볼 수 없는, 그러나 책은 더 많이 찍어내는,

말끔하지만, 뭔가 인위적인 것 같은,

감촉이 사라진 시대에, 옛 인쇄 관련 도구를 보니, 과거로 끌려 가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유리 벽 넘어 있는 인쇄기와 활자들... 아쉽다.

그런 점에서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활판공방이 또 생각나고 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 근대 초기 전차나 포목점, 다방, 만화방, 이발소, 양장점, 사진관 등등...

예전에는 어느 동네에서건 흔히 만날 수 있었던 곳들인데..

물론 지금도 그 필요와 기능은 살아 남아 있지만, 정겨움은 어떨까 모르겠다.

과거가 모두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그건 곳곳에 붙어 있는 표어를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왜 자꾸 지난 시절이 반갑고 좋게 느껴지는 것일까?

부족할 때, 그래도 부족함을 채워주던 곳들이라서 그런 것일까..

비록 지금 더 발전했기에 더 살기 좋아졌다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다움을 잃지 않고, 마을과 골목을 잃어버리지는 않으면 좋겠다.

* 인쇄소...

   세계 최초 금속활자를 만든 나라에서, 활자는 다 사라졌다.. 이래도 될까?

   멈춰 선 인쇄기가 불쑥 종이에 아름다운 시를 찍어 쏟아내면 좋겠다..

* 이 전차는 나도 기억이 없다... 

   움직이지 않는 전차 좌석에 앉아, 빨리도 지나간 지난 시절을 바라본다..

   그런데, 보이질 않는다... 소리도 사라졌다. 

* 시전포 등 옛 가게들이 박물처럼 추위 속에 고요하게 땅 위에 앉아있다.

* 이발관...

   이제 몇 곳 남지 않은 옛 모습이 박제가 되어 남아있다.

   담배를 팔기도 했지..

   걸린 수건에 찍힌 날짜가 1978.8.15.

   내가 대학에 들어가 한창 잘 놀던 때네.. 세상 잘 모른 채..

   기둥에 걸린 시 '삶'... 이발소에서 만날 수 있었던 삶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 담벼락에 소변 보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았던 시절...

  잘못해서 주인장을 만나면...으... 가위, 무섭다^^

  흔적만 남은 어떤 종이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 복덕방... 공인중계소라고 하면 좀 더 좋아진 것일까?

* 날 추우면 땅이 얼고, 그러면 물도 언다..

   이렇게 펌푸도 겨울엔 얼어버린다.. 그래서 겨울이 더 추웠다..

* 어디 입학금에 보태 쓰자고 했던 거지? 대학?

   누구가 누구보고 한푼 두푼 모아서 입학금에 보태쓰라고 하는 것일까?

* 사치하지 맙시다.. 삼천만 시대 표어, 이제 우리나라도 사천만 시대인데..  

* 다방.. 커피숍 전신, 그런데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

   손으로 쓰고 그린 시가 붙어 있다. 멋지지 않은가.. ㅎㅎ

   다방은 참 안락했다..

   그 많던 다방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난 책읽기를 만화방에서 했다.

   지금도 아이들이 만화를 참 많이 본다.

   마땅히 책이 없던 시대 만화 보기와는 많이 다르겠지..

   만화는 텔레비전과 경쟁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데..

* 온기 끊어진 거리에도 저녁 햇살은 어김없이 내려온다.

* 어느 집 안쪽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포니 픽업 자동차..

   문 열면 지금도 부릉 하고 움직일 것 같다.

* 사진관과 가전기기 수리 가게, 양장점.. 

  아, 그리고 W,C,

  이게 뭘 말하는지 몰라도 본능적으로 다 알아서 찾아 사용했다.

* 이게 스타워즈 영화 포스터인가 본데.. 누가 다 찍었네.

  1978년 개봉했던가? 50회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 상을 받았다는 것만 남았다.. ㅎㅎ

   지금에도 인기가 여전한가?

   다른 영화 포스터들도 다 찟겨져네...

   이것도 준비한 것인가? 아니면 바람이? 아니면 세월이? ㅎㅎ 모르겠네.

* 순대국 한 그릇에 탁주 한 잔 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거리는 그냥 옛 건물 가져다 두었다고 재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닐텐데..

* 옛날에는 자랑스런 부모 되려면 피임을 자기 힘으로 해야했구나..

   지금이라면 나도 자랑스런 부모가 되었을텐데..

   그런데 아이도 없으면서 어떻게 자랑스런 부모가 될 수 있지? ㅎㅎ 용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