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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이야기

한 평 시민책시장과 책 자판기로 즐거웠던 하루..

한 평 시민책시장...


다행이다. 비가 안 와서..

7월 27일(토) 일단 상반기 마지막 한 평 시민책시장을 열었다.

지난 4월 한 번 시도해 본 이후 논의와 준비 후에

6월부터 이번까지, 장마비가 온 한 번을 빼고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도서관 앞 마당에 책시장을 펼쳐왔다.

나름 새로운 도서관 또는 책시장 무대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킬까.. 계속 할 수 있을까... 등등을 고민해 봐야 한다.

어제는 책시장을 정리한 후에 같이 해 온 분들과 즐거운 저녁시간을 가졌다.

유난히 무더웠던 기간 중에 시장을 준비하고 꼼꼼하게 진행해 준 분들께 감사!

쉼을 통해

책과 책시장, 도서관 문화에 대해서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계속 할 수 있을까?

계속해야 좋을까?

아무튼 일단 한 마디를 잘 정리하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아직 채 문을 열지 않은 채 준비하는 중인데도

지나가던 시민들은 책을 찬찬히 살펴본다..

책을 즐겨 찾는 분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책시장은 늘 마감할 때 쯤 되면 손님들이 몰린다..

다른 집은 정리를 하는 중에도

아직 판을 정리하지 않은 책방에는 손님들이 책을 고른다..



아마도 어느 책인가 도서관에 있다가 헌책방까지 흘러나왔나보다.

어느 도서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출자 이름을 보니 아마도 어느 기업 도서관에 있었던 것도 같고..

1990년대까지도 이렇게 대출카드를 썼는데..

요즘은 이런 것을 쓰는 도서관이 있을까?

가끔 도서관 전산시스템이 정지해 버릴 때에는

이런 옛 방식이 그립기도 하다..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천천히라도 중단없이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도서관 시스템이 결코 시대에 뒤진 것이라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어제는 일단 한 마디를 만드는 시간이라

나와 함께 이정수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장이 

책 시장에 판매자로 나섰다.

늘 바쁜 이 관장께서 휴일에도 책시장에 나와주셔서 감사^^

참, 안내판을 지키고 있는 브라우니는 내 방에 있는 친구인데

너무 오래 바깥 해를 못 봤다고 해서 

이번에 데리고 나왔다.., ㅎㅎ



어제 내가 판 책들..

이 책들은, 나중에 이정수 관장님 책을 포함해서,

책자판기에서 포장을 한 상태에서 무작위로 판매를 했다.

춘천에서 온 어린 친구는 해리포터를 꼭 가지고 싶었다고 한다.

참으로 좋아해 주니, 판 내가 더 좋다.

세계와인기행을 꼭 가져가고 싶다고 한 분께도 잘 팔았고,

나머지 책들도 모두 다 새 주인을 찾아갔다.

무작위로 팔았는데, 새 주인들께서 마음에 들었기를...



이번 책시장에서는 한 달 전쯤에 이야기가 시작되어

결국 여러 분들 손으로 잘 만들어져 시장에 나온

책자판기가 나름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다.

1천원, 2천원, 3천원, 그리고 그밖에,, 금액을 넣으면

포장된 책을 무작위로 받는 장치.

자동으로 만들 수는 없어서 수동으로 작동하는 책 판매기를 만든 것이다.

어제는 내가 들어가서 책을 팔았다.

나름 재미도 있고, 사는 분들도 즐거워 해 주셨다.

어떤 책이 나올까.. 살짝 긴장을 하시는 것도 같고,

나온 책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바꾸어 달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어차피 수동이니 바꿔 달라고 하시면 살짝 모른 척 바꿔 주기도 했다^^



책 자판기 한 쪽 면에는

'어떤 책을 읽으셨어요?'라고 묻기도 하고

'어떤 책을 읽고 계세요?'라고 묻기도 했다.

다양한 책 이름이 적혔다.

나도 적었다. 

<환상>...



책 자판기 안에서 내다 본 광장..

이렇게 세상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팔기 위해 포장을 해서 자판기 안에 쌓아둔 책들..

완전 환경 포장이다.

띠는 폐 현수막을 잘라서 사용했다.



책 자판기 전면 모습.

이름도 없는 책 자판기.. 이름을 뭐라 하면 좋을까요?

난 '깜짝이야 책 자판기'가 어떠냐고 했는데, 채택을 해 주지 않는다^^

2시에 한 번 하고, 4시에 다시 판매를 했는데

한 20분 만에 한 40여권을 팔았다.

완판!

이 책 자판기는 다음 서대문구와 성북구 책 축제 현장에 나가기로 했다.

9월 7,8일에는 서대문구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8월 28일에는 성북구 삼선어린이공원에서 열리는 책 축제 현장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이 책 자판기가 사람들과 어울릴까^^ 기대된다.





책 나갑니다~~

재미있게 읽으세요,

고맙습니다..

책 받은 분들은 긴장하면서 봉투를 열어보시더라구요^^




책이 떨어졌어요^^

판매하던 내가 책 나오는 곳에 머리를 들이밀고 외쳤다..

ㅎㅎ

판매하는 내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