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장 윤성근 선생이니까
이 책을 쓰고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천사를 부탁받고 무조건 써 드리겠다고 했다.
책 일부를 보니,
나도 청춘 때 책에 여러 글들을 적었고,
지금도 책장 어딘가에 그 책들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을 매개로 치열하게 삶을 살아 온 우리 시대 사람들을
이 책이 다시금 만나게 할 것이라 믿고
앞으로도 책과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아래와 같은 추천사를 써 보내드렸고,
드디어 책이 나와 나도 받고 읽는다..
나도 읽은 책에 쓰여진 또 다른 어느 독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지 하고 되짚어 본다..
비록 내 기억은 찾을 수 없지만,
다른 사람 기억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되살아나는 우리들의 청춘, 반갑다>
이렇게 모으니까, 놀라운 이야기가 되는구나 싶다. (...) 이렇게 누군가의 청춘이 오롯이 남겨져서 한 권 책으로 만들어진 것은 신선하다. 그리고 남겨진 글귀에서 만나는 우리의 청춘이 반갑다.
그렇다. 물론 요즘에도 그러리라 생각되는데, 예전에는 책을 사면 어느 한 귀퉁이에 뭔가를 적었다. 선물을 할 때면 받는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담아 보내는 글을 함께 적어 보내곤 했다. 자주 책을 읽다가 생각나는 것들을 짧게, 때로는 길게 여백에 적어두기도 했다.
그땐 왜 그렇게도 적고 또 적었는지…. 아마도 청춘은 늘 불안하기도 하지만 뜨겁게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고 앞날을 찾아가는 흥미로운 나날들이었기에 그렇게 말을 하고 적지 않으면 안 될 무언가가 가슴에 가득했었겠지. 이젠 무엇을 적었는지 있고 있었는데,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접하고는 다시 내 책장 책들을 돌아보게 된다. 어딘가에 내 청춘도 남겨져 있겠지, 다시 꺼내서 만나볼까?
"거듭 읽어도 새로운 글. 또 새롭게 살아야 하는 순간에, 다시금 새 老子를 '선택'한다. 無爲의 삶과 生活 양식, 갈 수 없는 '가야 하는 길'"
이십 년도 더 전에 노자 관련 책에 써둔 글귀를 다시 읽어보니 내 청춘 한 자락 추억이 새롭다.
아무래도 이 책은 후다닥 읽지는 못하겠다. 곁에 두고 가끔씩 펴서 누군가의 청춘을 만나고, 잊고 있던 내 청춘도 다시 기억해봐야겠다.
헌책은 사실 헌 것이 아니라 오래된 미래일 것이다.
그 참 가치를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하고,
그래서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책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더 많이 만나면 좋겠다 싶다..
며칠 전 윤성근 선생이 빗 속에 도서관에 오셔서 손수 책을 전해 주셨다.
"우리가 거기 두고온 무엇을 추억하며"라고 적으셨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버려두고,
지금 거칠게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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