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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도협컬럼] 책 읽는 사람이 이끄는 사회로

[컬럼] 책 읽는 사람이 이끄는 사회로

지난 '93년에는 책의 해를 맞이하여 "책을 읽자 미래를 열자"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책의 해" 선포식이 있었다. 정부에서 주관하고 책
의 해 조직위원장의 개식사와 문화부장관의 책의 해 선포식으로 행사
가 진행되었다. 사실 책의 해를 선포한다는 말이 쑥스럽고 계면쩍게
느껴지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책을 읽지 않으면 정부에서 이
런 행사까지 하기에 이르렀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61%나 되고 년간
독서량에 있어서도 일본의 12.6권, 미국의 10.8권에 비해 우리나라는
2.7권이라 한다 이러한 예를 보더라도 독서인구가 선진국에 비해 수준
이하로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래서야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사회에
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정
부나 도서 관계나 출판계 관계자들은 어떠한 일을 하여야 하는가를 생
각해 보아야 한다. 첫째로, 정부는 책을 읽는 국민 하나하나가 위대한
국가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고 볼 때 국민의 독서를 생활화 하기 위하
여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이 절실하다고 본다. 최근 문민정부가 들어
선 이래 우리 모두가 겸허한 자세로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신한국
창조 개혁의지에 동참하면서 올바른 가치관과 의식개혁에 전력을 기울
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둘째로, 도서관계는 국민들에게 독서인구 저변
확대를 위하여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책을 소개하고 안
내해야 하며, 읽고 싶은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국민들 곁에 가까
이 있어야 하고, 마을마다 아파트 동단위마다 문고가 설치되고 도서관
이 이동문고가 골목마다 찾아다니며 독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
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서관 실태는 어떠한가 하면, 전국에 공
공도서관의 수가 281개관으로 인구 약 15,000명당 1개관 수준으로 선
진국에 비하면 2-6배나 낮은 수준이므로 공공시설 부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책 읽기 계몽도 좋지만 책 읽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시
설투자에 예산이 책정되었으면 한다. 셋째로, 출판계는 좋은 책을 쓰
고, 만들고, 전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나아가 책을 파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공공도서관에 책을 채우는 운동을 해 주기
를 기대해 본다. '93년 책의 해를 통하여 독서하는 분위기 조성사업 및
국민독서진흥사업이 일과성으로 그치니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 발전하
기 위하여 '94년에는 독서 새물결 운동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책의 해
조직위원회외 국민독서문화진흥회가 참여하고 문화체육부와 교육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한국도서관협회 외 여러 기관들이 후원하는 독서
새물결운동 5개년 사업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단계별 추진계획으
로는 독서새물결운동의 1차년도인 '93년은 "출발의 해"로 정하여 독서
운동추진 기초환경조성에 이어 '94년 "발전의 해"에는 독서하는 사회분
위기 정착 및 독서생활화에 힘쓰고 '95년 "확산의 해"에는 책을 통한
공감대 조성과 국민화합운동을 전개하고 '96년 "성숙의 해"에는 독서
선진국가로의 발전을 추구하게 되며, '97년 "정착의 해"에는 궁극적인
목적인 "독서하는 사람이 이끄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일련의 사업
들은 물론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금년에는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시행령에서 9월을 "독서의 달"로 정하
고 독서의 달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독서
관련단체 및 직장 등에서는 백일장, 구연회 등 독서관련 행사를 그 실
정에 따라 실시하도록 하고 독서문화상을 신설하여 독서진흥에 공적이
있거나 독서실적이 우수한 사람에게 이를 시상하도록 제정하였다. 새
로 제정된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시행령 공포로 도서관계, 출판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상호협력하는 획기적인 도서
관 발전을 기대해 본다.
(최정자/서울특별시립구로도서관장)

출처 : 圖書館文化 1994. 9/10월(35권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