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전국사서협회소식지 <그날이 오면>에 썼던 글입니
다. 지금도 별로 상황이 변하지 않았고, 그러한 그날이 오
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여전하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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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우리는 밤늦게까지 불켜진 시의회에서 도서
관의 활동을 보고하고 예산을 설명하게 될 것이고 의원들의
질타와 격려를 받게 될 것이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의
기초의회 의원선거는 나처럼 어린 사람은 매우 흥미있는 경
험이었다. 그래서 책을 보았더니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의 경
험이 있었는데 그것이 정치적 불의의 희생물이 되어 오랬동
안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것이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민
주주의 사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정치형태란 것은 쉬운 이
론이다. 그러난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 싶다. 앞으로 다음 달에는 광역의회 의원선거가 있
을 예정이다. 아무튼 지방자치란 것은 주권을 가진 국민으
로서의, 지역주민으로서의 '나'의 참여가 관건이 되는 중요
한 행태임은 확실한 것이다. 다만 어떤 모양새로 참여할 수
있는지는 좀 더 고민해야 할 수준의 문제이겠지만.
그럼 도서관과는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 여러가지의
상황으로 보면 지역에 있는 도서관은 이제 지방자치단체-
시,군, 구 등-의 소관이 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지역주민들의 손에서 나오는 재정을 쓰고, 그 손에 의해 뽑
힌 자치단체장에 의해 직원들이 임명되고, 주민들에게 도서
관의 모든 사항을 보고해야 하는 것이다. 매년 의회에 가서
한해의 활동을 보고하고 다음해의 예산을 신청하고, 새로운
직원은 지역의 도서관위원회 같은 기구의 승인하에 이루어
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공공도서관은 일대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이제껏 이용자들의 입장보다는 관리자
의 입장에서 운영해 오던 도서관을 180도 돌려 모든 운영의
촛점을 지역주민, 즉 이용자에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
람들이 오지 않아 도서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특히
의회의 의원들이 도서관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른다면 - 지
금은 대부분 그러하리라고 믿어진다- 앞으로 도서관운영의
길은 험난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
도록 도서관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대출을 중시하고 직
원들의 훈련도 강화하고, 이동도서관도 늘리고 도서관의 장
서도 다시 점검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아무튼 도서
관이 생활에 쓸만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은 쉽지 어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겠
는가. 예산도 없지, 책은 국가재산이니 잘 보관해야지, 사
람도 부족하지, 이용자는 잘 와주지도 않지... 그러나 더한
문제는 바로 비젼이 없다는 것이 아닐가 ? 우리 도서관에
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려져 있는 도서관의
참모습은 어떤 것일까 ?
언젠가는 우리 잔잔한 도서관계에도 심각한 도전이 오게 될
것이다. 마치 5공 청문회에 나가듯이 도서관장이나 관련 직
원들이 기초 또는 광역의회에 나가 도서관의 효용성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
을까 ? 그동안 우리들은 마치 정치는 정치가나 하는 것으
로 인식해온 경험 속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정치행위에 참여
하게 되는 지방자치는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다시금 어떤
힘에 의해 끝나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민주주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
질을 갖춘 주민이면서 동시에 도서관이라는 일터에서의 활
동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의 제반 행태에 사서라는 전문직의
입장에서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들은 우리가 하
고 있는 일 - 도서관을 운영하고 도서관을 통해 지역주민들
에게 봉사하는 서비스에서 자신감과 만족을 확인할 수 있어
야 하며 이런 자신감을 근거로 하여 당당하게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에 근거하여 지방자치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미국처럼,혹은 북구구라파의
경우처럼 정말 부러운 지방자치의 질서를 구축하게 되는 그
날이 오면 우리 사서들도, 도서관들도 다 함께 그러한 세상
의 건설에 참여해 왔음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를 짖누르고 있는 많은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아름다
운 웃음과 친절한 사랑으로 이용자와 함께 하는 사서로서의
긍지로 푸른 나무들 사이 길을 걷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안
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들은 지금보다도 더 많은 눈물과 힘
을 쏟아야 하리라. 우선 이번에 실시되는 광역의회 선거에
우리들 사서직도 여타의 전문직처럼 당당하게 참여할 길은
없을까 ? 사서직으로 시나 군의회에 의원으로 진출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지역의회선거에 도서관문제가 작은 쟁점이라
도 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램이 너
무도 짧은 기간동안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
가슴 아프지만 이런 것이 오히려 우리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 민주주의의 역사는 길고 우리가 해 내
야 하는 자치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우리들 스스로 도서
관의 울타리를 넓히며 스스로 지역사회의 구석구석으로 다
가가는 자세를 가진다면 얼마 후 자신있는 모습으로 지역주
민들에게 도서관의 효용성을 설득하고 격려와 칭찬을 듣는
자리에 서게 되리라 꿈꾸며 다시 일터로 나가기 위해 준비
를 한다.
이용훈(blackmt)
다. 지금도 별로 상황이 변하지 않았고, 그러한 그날이 오
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여전하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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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우리는 밤늦게까지 불켜진 시의회에서 도서
관의 활동을 보고하고 예산을 설명하게 될 것이고 의원들의
질타와 격려를 받게 될 것이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의
기초의회 의원선거는 나처럼 어린 사람은 매우 흥미있는 경
험이었다. 그래서 책을 보았더니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의 경
험이 있었는데 그것이 정치적 불의의 희생물이 되어 오랬동
안 이루어지지 못하였던 것이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민
주주의 사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정치형태란 것은 쉬운 이
론이다. 그러난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 싶다. 앞으로 다음 달에는 광역의회 의원선거가 있
을 예정이다. 아무튼 지방자치란 것은 주권을 가진 국민으
로서의, 지역주민으로서의 '나'의 참여가 관건이 되는 중요
한 행태임은 확실한 것이다. 다만 어떤 모양새로 참여할 수
있는지는 좀 더 고민해야 할 수준의 문제이겠지만.
그럼 도서관과는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 ? 여러가지의
상황으로 보면 지역에 있는 도서관은 이제 지방자치단체-
시,군, 구 등-의 소관이 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지역주민들의 손에서 나오는 재정을 쓰고, 그 손에 의해 뽑
힌 자치단체장에 의해 직원들이 임명되고, 주민들에게 도서
관의 모든 사항을 보고해야 하는 것이다. 매년 의회에 가서
한해의 활동을 보고하고 다음해의 예산을 신청하고, 새로운
직원은 지역의 도서관위원회 같은 기구의 승인하에 이루어
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공공도서관은 일대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이제껏 이용자들의 입장보다는 관리자
의 입장에서 운영해 오던 도서관을 180도 돌려 모든 운영의
촛점을 지역주민, 즉 이용자에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
람들이 오지 않아 도서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특히
의회의 의원들이 도서관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른다면 - 지
금은 대부분 그러하리라고 믿어진다- 앞으로 도서관운영의
길은 험난할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
도록 도서관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대출을 중시하고 직
원들의 훈련도 강화하고, 이동도서관도 늘리고 도서관의 장
서도 다시 점검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아무튼 도서
관이 생활에 쓸만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말은 쉽지 어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겠
는가. 예산도 없지, 책은 국가재산이니 잘 보관해야지, 사
람도 부족하지, 이용자는 잘 와주지도 않지... 그러나 더한
문제는 바로 비젼이 없다는 것이 아닐가 ? 우리 도서관에
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려져 있는 도서관의
참모습은 어떤 것일까 ?
언젠가는 우리 잔잔한 도서관계에도 심각한 도전이 오게 될
것이다. 마치 5공 청문회에 나가듯이 도서관장이나 관련 직
원들이 기초 또는 광역의회에 나가 도서관의 효용성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
을까 ? 그동안 우리들은 마치 정치는 정치가나 하는 것으
로 인식해온 경험 속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정치행위에 참여
하게 되는 지방자치는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다시금 어떤
힘에 의해 끝나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민주주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
질을 갖춘 주민이면서 동시에 도서관이라는 일터에서의 활
동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의 제반 행태에 사서라는 전문직의
입장에서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들은 우리가 하
고 있는 일 - 도서관을 운영하고 도서관을 통해 지역주민들
에게 봉사하는 서비스에서 자신감과 만족을 확인할 수 있어
야 하며 이런 자신감을 근거로 하여 당당하게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에 근거하여 지방자치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미국처럼,혹은 북구구라파의
경우처럼 정말 부러운 지방자치의 질서를 구축하게 되는 그
날이 오면 우리 사서들도, 도서관들도 다 함께 그러한 세상
의 건설에 참여해 왔음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를 짖누르고 있는 많은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아름다
운 웃음과 친절한 사랑으로 이용자와 함께 하는 사서로서의
긍지로 푸른 나무들 사이 길을 걷고 달려오는 아이들을 안
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그 날이 오기까지 우리들은 지금보다도 더 많은 눈물과 힘
을 쏟아야 하리라. 우선 이번에 실시되는 광역의회 선거에
우리들 사서직도 여타의 전문직처럼 당당하게 참여할 길은
없을까 ? 사서직으로 시나 군의회에 의원으로 진출한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지역의회선거에 도서관문제가 작은 쟁점이라
도 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램이 너
무도 짧은 기간동안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
가슴 아프지만 이런 것이 오히려 우리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 민주주의의 역사는 길고 우리가 해 내
야 하는 자치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우리들 스스로 도서
관의 울타리를 넓히며 스스로 지역사회의 구석구석으로 다
가가는 자세를 가진다면 얼마 후 자신있는 모습으로 지역주
민들에게 도서관의 효용성을 설득하고 격려와 칭찬을 듣는
자리에 서게 되리라 꿈꾸며 다시 일터로 나가기 위해 준비
를 한다.
이용훈(black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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