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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광주비엔날레와 `인연복덕방` : 미술행사와 지역의 소통에 도서관이 다리가 되다

올해 한국도서관협회가 개최하는 제45회 전국도서관대회가 10월 8일부터 10일까지의 일정으로 광주광역시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광주시에서는 꽤 오랜만에 대회가 열린다. 매년 도서관 사서들이 한 곳에모여 주요한 관심사를 나누고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간다. 다만 도서관을 주제로 한 전문적인 모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이용자나 개최지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 속 도서관과 사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서관대회가 열리는 시기에 광주광역시에서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광주비엔날레이다. 이미 9월 5일부터 시작되어 11월 9일까지 66일간 쉬는 날 없이 열린다. 올해로 7번째 행사를 맞은 광주비엔날레는 "연레보고 Annual Report"를 제목으로 전세계 36개국 127명의 작가가 115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없음'이라고 한다. 이것은 오쿠이 총감독이 지금까지 주제를 정해 행사를 하던 방식을 벗어나 '관객이 전시를 보고 느끼는 바가 주제다'라는 관점에서 그렇게 행사를 조직했다고 한다. 주제가 없는 거대한 미술행사.. 어떤 모습일까? 다른 하나의 특징은 전체 전시가 공간과 상관없이 하나로 통합되고 연결된다는 것이다. 각 작품의 전시 위치는 몰론 역사적, 문화적 장소들이 각각의 고유성을 살리면서 하나의 맥락으로 의제를 지닌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광주비엔날레 행사장을 비롯해서 시립미술관 등 5개 전시관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전시를 수행하면서 관객을 광주의 다양한 장소로 인도한다고..첫번째 인가 두번째 인가 기억도 가물한 때 한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벌써 7회째라니. 마침 도서관대회가 열리고 있으니 가 볼 수 있을까?

*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 ->여기



그런데 오늘 한 신문 보도를 보니까 "광주비엔날레가 미술행사라는 단선적 시각에서 탈피해 인근 주민들과 비엔날레와의 적극적 소통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활공간 속 도서관을 만들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미술행사와 도서관? 무슨 사연으로 연결되었을까? 보도에 따르면 광주비엔날레의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민참여 프로그램 중 하나가 '인연복덕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속한 용봉동에 '용봉어린이도서관' 만들기와 함께 하기 위해 폐막일까지 도서 기증을 받는다는 것이다. 현재 책 뿐 아니라 장소 기증까지 이어져 도서관 개관 준비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비엔날레가 단지 일회적 행사가 아니라 이제는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행사 후에도 그 흔적인 시민의 삶 속에 남아 있게 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도에서 보니 "이 프로그램 담당자인 황덕신 프로그래머는 “기존 비엔날레가 인근 주민들과 인연이 깊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비엔날레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근본 취지는 주민들과 관계맺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지역 도서관 개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모임인 ‘시민자치센터’와도 연계돼 도서관 개관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서기증은 집에서 보지 않는 책을 전시관람을 하러 올 때 가져와 기증하면 된다."고 한다. 글쎄 기증한 책으로 도서관을 만드는 것 또는 도서관 장서를 유지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도서관 장서는 분명 많은 검토와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 지고, 그래서 장서는 바로 그 도서관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할 때 '집에서 보지 않는 책'을 모으는 것은 도서관의 주도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광주비엔날레가 도서관과 책을 시민과 소통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삼았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인연복덕방' 때문에라도 광주비엔날레를 봐야 할 것이다...

* 이 내용을 보도한 기사는 ->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