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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사)우리만화연대 사무국장을 만나서 한국 만화와 도서관 관계를 이야기해 보다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가을독서문화축제’ 현장에서 우리만화연대 정재훈 사무국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만화연대 소속 만화가들이 책 축제 현장에서 축제를 찾은 사람들을 그려주기도 하고, 만화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잠깐 도서관에서의 만화를 소장하고 열람/대출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나만해도 어릴 때 만화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즐기고 또 꿈을 키웠다. 지금도 많은 경우 아이들은 만화를 즐긴다. 그러나 그것이 공적 영역으로 들어오면 좀 더 검토할 내용이 많아진다. 내 생각에는 무엇보다도 만화의 장점이 자칫 다른 매체들과의 균형과 조화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화 매체는 다른 매체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조화와 협동을 통해 한 사회 속에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나치게 한 가지 문화 매체에만 집중하는 것은 전체를 위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건 출판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전자매체나 영상매체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그러나 대체로 이기지 못하는 일방적 경쟁 구도 속에서 힘들어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만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전체 문화의 관점에서 만화의 위상을 확인하고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만화를 장서로 소장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닌가? 이 문제는 최근 끊임없는, 그러나 사실 별로 진지한 논의가 없는, 도서관계의 중요한 질문의 하나다. 앞으로 만화 부문 단체들과 도서관계가 좀 더 이 문제를 가지고 같이 고민하면서 공공기관인 도서관에서 과연 만화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어떻게 하면 만화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지난 해(2007년) 4월 28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도서관에서 만화책,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있었다. 도서관계, 만화계, 시민단체 등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만화책이 좋다 나쁘다, 만화책을 봐야 한다, 보지 말아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넘어 만화책을 하나의 문학장르로 인정하고 도서관에서 이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했다. 당시 이 논의를 정리한 글 몇 편을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문화> 6월호에 실었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 논의를 계속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원문파일은 한국도서관협회 <도서관문화> 검색 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임)

- 도서관 자료로서의 만화책 / 라경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어린이실 사서)

만화1.pdf

- 도서관은 이제 책만의 책만에 의한, 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시대입니다 /

장미숙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도서관친구들)

만화2.pdf

- 만화, 이제는 함께 누리자 / 신성식((사)우리만화연대)

만화3.pdf

이날 우리만화연대 부스에서 내년이 대한민국 만화 100년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1909년 6월 2일, 이도영(1884-1933, 최초의 미술교사이자 화가로도 활동)이 일간지 <대한민보>에 최초로 시사만화를 실은 것을 기점으로 한다고 한다. 현재 만화계에서는 (사0한국만화가협회, (사)우리만화연대, 전국시사만화협회, 한국시사만화가회를 중심으로 2008년 6월 ‘한국만화100주년위원회’를 조직해서 100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2009년 만화 100주년에는 기념전시, 기념행사, 조사연구사업, 기념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준비하고 있다. 100년 역사를 가졌다는 것은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념할 만한 일이다. 그 기간동안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면서 사회 속에서 만화의 영역을 개척하고 발전시켜 온 분들은 마땅히 100년 역사를 자랑하고, 그것을 근거로 새로운 100년을 향해 힘찬 출발을 할 수 있으리라. 만화 100년을 맞아 우리 도서관계도 만화계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계기를 모색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내년에는 도서관들에서도 만화를 각종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관련 장서도 좀 더 집중해서 구축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국만화100주년위원회 홈페이지


(사)우리만화연대 홈페이지



*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면 대부분의 사이트가 (사)우리만화연대 홈페이지 주소가 http://www.urimana.com라고 소개하고 있다.그런데 그 안내를 따라가보면 그곳은 영어로 된 사이트고만화와 관련이 된 곳이기는 하지만 (사)우리만화연대와는 관련이 없는 것도 확실하다. (사)우리만화연대 홈페이지 주소는 정확하게는 http://www.urimana.co.kr 이 맞다. 누군가 잘못 올려놓은 이후에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잘못된 정보가 복제/확산되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도서관계는 과연 100년을 어디를 기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그럴까? 자기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정확한 이해가 없이 오늘의 존립과 미래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