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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아침에 100원을 줍고 저녁에 100원을 쓰다

아침 출근길, 이젠 제법 가을답게 쌀쌀하다. 바삐 걸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길에 떨어져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발견하다. 사람들은 바쁜지 땅바닥을 못 보는 것 같다.

얼른 주웠다.

길지 않은 출근길, 내 주머니 속에 있는 100원은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무게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100원으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100원짜리 동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 편으로 생각하면 100원은 또 어떤 단계를 올라서는데 영향을 미친다.

즉 100원은 100원에 더해 200원이 되고, 900원에 더해지면 1,000원이 되고,

9,900원에 더해지면 10,000원이 된다. 사실 단돈 1원이라도 이와 같은 가치가 있으니

돈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돈이 주변과 어떻게 관계하느냐 문제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기부에 쓰면 그 돈은 100원 더하기 100원으로 200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300원, 400원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뇌물에 쓰이는 경우라면 100원 더하기 100원은 200원이 아니라 마이너스 200원으로

이상한 산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전 하나도 그 일상적 존재가치와 함께 누구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비약적인 상승 또는

끊없는 퇴락의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이야 하물며..

나는 오늘 이 동전 하나를 돼지저금통에둘까?

저금통 안에서 100원이 100원 더하기 100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아니다, 오늘중으로 이 동전 100원에 100원을 더해서 뭔가를 해 보자..

학교에 가면 자판기 커피 한 잔이 150원이니까 200원만 더 투자해서

날도 쌀쌀한데 친구와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셔도 좋겠다..

오늘 누구와 제일 먼저 만날까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