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이 깊어지지 않던 몇 주 전 토요일, 덕수궁 길을 걸어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아내가 특별활동으로 그 날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던 제5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를 관람한다고 해서 따라갔다. 요즘 미술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맑고 화창한 주말 오전.. 우연하게 새로운 미술을 만나보게 되었다. 이번이 5번째라고 하는 이 비엔날레는 ‘전환과 확장(Turn and Widen)’이란 주제로열렸다.미술관의 소개에 의하면 "이번 제5회 비엔날레는 미디어 아트의 등장과 유행이 새로운 매체를 미술 속으로 끌어들이고 전환시킴으로써 미술 경험 영역에 변화와 확장을 가져왔다는 점에 주목하여‘전환과 확장’이라는 주제를 설정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미술과 미디어 아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로 인해 나타난 미술상의 변화는 무엇이며, 앞으로 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등 근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물음들을 던지고 다양한 작품들을 통하여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라고 한다. 글쎄 나는 평소에 미디어 아트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또 생각해 본 바도 없으니 질문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봄으로써 뭔가 이 분야에 대해 조금은 더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스스로에게 기대해 봤다. 그리고 질문이 생겼다. 미디어 아트는 '아트'인가 '기술'인가, 물론 그 경계를 쉽게 나눌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현대 미디어라는 것이 거의 모두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성립될 수 없다면, 즉,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트'로서는 역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을 '아트'로 바꾸고자 한 작가들의 창조적 노력과 감각은 매우 감동적이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
역시 미술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비엔날레는 이러한 방향과 문제의식을 토대로 하여 미디어 아트가 전통적인 미술과 다른 점을 3가지 관점에서 분류해보고, 그에 따른 작품들로 구성된 3개의 전시관으로 꾸며집니다.
첫째, 빛(Light)의 장입니다. 여기서는 자연광을 수동적으로 담아내고 해석해내던 단계를 넘어 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빛이 등장함으로써 나타난 미술상의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네온 아트, 라이트 키네틱, 레이저 아트, 홀로그램 등빛을 이용한 작품이나 그것들을 통해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을 포함합니다. 전자파 또는 파동으로 연출되는 빛의 이미지와 효과가 미술작품을 통해 어떻게 나타나며,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정리해봅니다.
둘째, 소통(Communication)의 장입니다. 여기서는 미술작품의 소통 방식에 나타난 변화를 보여줍니다. 전통적인 미술이 작품에 대한 관조 또는 관람자의 수동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했다면, 미디어 아트에서는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한 작품 변형과 완성을 목표로 하는 인터랙티브 아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각에만 국한하지 않고, 청각, 촉각 등을 망라한 다변적인 미적경험을 목표로 하는 작품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가상현실을 미술작품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서 미술작품을 통해 다루는 현실 개념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도 보여주게 됩니다.
셋째, 시간(Time)의 장입니다. 비디오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으로 공간예술이라 구분되고 불리었던 미술의 경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시간성 개념을 추구하는 작품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시간에 따른 이야기 전개를 담아내는 비디오 아트 및 애니메이션, 첨단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움직임을 담고 있는 작품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이미지의 변화를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포함하게 됩니다."
3개의 방은 어둠 속에서 빛으로 거듭 태어나는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25개국 66팀 80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는 이번 비엔날레는 보는 것만으로도 질문을 만들어 낸다. 빛으로 태어난 나비는 나비일까?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2008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동영상 보러가기
(이 포스터의 출처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이하의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지만, 그 안에 담긴 모든 창조적 아이디어와 의미는 작가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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