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번 일본과 비교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를 지나온 과정을 아직 못 벗어버린 것일 수도 있겠고, 또 워낙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나라라서, 좋은 말로 선의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어서 일까. 아무튼 자주 일본과 이것 저것을 비교한다. 책 읽기에 대해서도 그런 점이 없지 않다.
일본에서는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와 마이니찌신문(每日新聞)이 공동으로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독서 상황을 조사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에 제54회째 조사 결과가 간단하게 공개되었다. 조사는 매년 같은 항목 몇 개와 그 해에 새로 몇 개의 항목이 추가된다고 한다. 매년 같은 항목으로 조사되는 것은 '5월 1개월간 읽은 책 수' '읽은 책 서명' '5월 1개월 동안 읽은 잡지의 책수' '읽은 잡지명'이고, 올해 특별하게 추가된 항목은 '유아기 책 읽어주기와 독서' '휴대전화와 휴대전화로 읽는 소설'(일본에서는 이것을 'ケ-タイ小説'이라고 말하고 있고, 최근 주요한 독서 방식의 변화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에 대해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로 2008년 5월 한 달간 읽은 평균 책수는 초등학생은 11.4책, 중학생은 3.9책, 고등학생은 1.5책이다. 고등학생은 전년에 비해 별 차이가 없었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초등학생의 증가폭은 매우 컸고, 11권까지 늘어난 것은 역대 가장 많은 수라고 한다. 그러나 보고를 하면서 이같은 평균 읽은 책 수의 증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독서지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한권의 책도 책을 읽지 않은 학생을 불독자(不読者)라고 하는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초등학생은 5.0%, 중학생은 14.7%, 고등학생은 51.5%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3개 학교급 모두에서 약간씩 늘어난 결과이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차이를 보인다. 2007년도 우리나라 독서실태조사 결과(2008년은 현재 조사 중이다)를 보면 초등학생은 22.4권, 중학생은 10.7권, 고등학생은 7.4권인데, 이는 지난해(2006년)에 비해 초등학생의 경우가 독서량 감소폭이 큰 결과라고 한다. 이에 대해 조사보고서에서는 이는 컴퓨터, 게임 등 다른 매체 이용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어린이들의 독서 향상에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가 아닐까 하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초등학생 등 학생들의 독서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2008년 조사결과를 기다려 본 후에 좀 더 깊이있게 비교 분석해 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초등학생 때에 비하면 고등학생이 되면 독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대신 책을 전혀 읽지 않는 학생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전반적으로 일반적 경향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문제가 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고르게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습을 스스로 주도해 나가도록 할 것인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조사결과는 앞으로 일본의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으 機関誌『学校図書館』11月号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 상세한 데이터는 2009年3月에 발행될 예정인『読書世論調査 2009年版』(毎日新聞社刊)에 개제될 것이라고 한다. 상세한 내용을 보려면 좀 더 가다려 봐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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