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오후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은 축하의 분위기로 가득찼다.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08 도서관 운영 평가 결과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도서관 평가는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병영도서관, 교도소도서관등 모두 5개 분야 도서관에 대해 실시되었다. 그 결과 이미 발표된 바 있는 것처럼,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각 1개관에 대해서 대통령 표창이 수여되었다.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과 병영도서관에서 5개 도서관이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고, 36개 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번 평가는예년의 평가에 비해평가 도서관 분야가 공공도서관에서 다른 도서관 등으로 확대되었으며,시상 수준도 대통령 표창으로격상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대학도서관이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수상하는도서관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그리고로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서울시립정독도서관과 토월초등학교(경남 창원시)를 비롯해서 모두 7개 도서관이 부스를 마련해서 자관의 우수한 활동 모습을 소개했다. 다양한 도서관 활동 모습이 부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같은 부스를 통해 도서관 뿐 아니라 참여한 정부나 언론기관 관계자들도 다양한 도서관 활동을 확인하고, 또 이를 통해 도서관들이 미래지향적 도서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참석해서 축하를 하고, 또 부스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고 배웠다. 그러나 이번 평가는 이전 평가도 그랬지만, 잘 한 도서관을 발굴해서 수고를 격려하고 시상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이번 평가는 모든 도서관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 존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도서관 설립 주체기관 등이 어떤 정책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한 정책자료 확보도 중요한 목적이라고 할 것이다. 이는 이날 이번 도서관 평가 사업을 총괄한 평가위원회 이용남 위원장(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힌 것과 같다. 물론 이전에도 이러한 문제, 즉 평가에서는 우수한 도서관 시상 못지않게 낙후된 도서관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고 시행되어야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점이 계속 지적되었지만, 사실 그러한 목적은 제대로 달성되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도서관이 제래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시 도서관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주체기관, 그것이 국가든 지방자치단체든, 교육청이나 학교, 군대 등 모두,이 도서관의 중요성과 가치, 가능성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인력 투자 등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 단계에서 제대로 평가 결과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매년 평가를 실시했어도 조건이 좋은 도서관은 그런대로 좋은 결과를 얻지만, 주변 환경이나 설립 주체 기관의 투자가 부족한 도서관들은 매년 낮은 성과표를 받게 되고,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생기지 않아 결국 평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전과 달리 대상 도서관 관종도 다양해 졌고, 또 대통령 소속기관인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출범했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실천 가능한 대책들이 강구되어 평가가 비로소 제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축사에서 이제 도서관들은 살아 움직이는 도서관으로 거듭날 것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서울문화재단 대표시절부터 도서관에 많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당시 재단에서는 '책 읽는 서울' 사업의 일환으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에 참여한 도서관들을 지원했다. 이러한 지원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2004년에 한국도서관협회 기관지인 <도서관문화>에서 유 대표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용은 아래 파일 참조). 그런 점에서 유 장관이 도서관에 대해서 어려운 시절,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도서관들은 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관이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도서관이 살아 움직이려면 시설과 장서 중심에서 사람, 즉 사서 중심으로 변모해야 한다. 사람만이 사람들 속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서들의 생각과 실천이 중요하다. 사람이 시대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다면 살아있는 도서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유 장관의 지적과 요청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도서관들은 오늘 몇 몇 도서관들이 그들의 좋은 성과로 인해 상을 받았다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야 하지만, 한 편으로는 다른 도서관들도 어떻게 하면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도서관, 살아있는 도서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같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이번 시상식 자리가 그런 도서관들의 결의가 충만한 시간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도서관들이 너무 적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도서관들이 함께 해서 서로 축하하기도 하고, 새로운 미래를 같이 만들어 가겠다는 모두의 의지를 다지고 서로 격려하는 그런 진정한 축제의 마당이 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인터뷰 기사 (도서관문화, 200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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