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다보니, '지구를 살리는 88개 아이템' 선정위원회(위원장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종이 절약' 부문에서 3개 아이템을 지구환경 지킴이로 선정했는데, 그 중 하나가 "작은 도서관"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몇 가지 생각이 든다. 지구를 살리는 88개 아이템을 선정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생각. 언제 이런 일이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식을 실은 신문에는 이미 많은 아이템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선정사업이 환경재단과 조선일보가 함께 진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참 묘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아무튼 그래도 내세운 명분이 지구를 살리자는 것이니, 여러 사람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글쎄 나도 오늘 내 블로그에서 이 이야기를 쓰는 것이 어떨까? 찜찜하기도 하고.. 소개를 더 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보리라 생각한다.
내가 주목한 것은 88개 아이템 중에 '작은 도서관'도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작은 도서관은 종이를 아낄 수 있는 방법 3가지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그 이유는 "가까운 친구 집에 놀러가듯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집 근처의 소규모 도서관은 숲과 강을 지켜준다. 책과 잡지 등을 많은 사람이 번갈아 이용할 수 있어 종이의 수요를 줄이고, 펄프·제지공장에서 나오는 유독한 폐수로 강물이 오염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유이다. 그런데 왜 굳이 '작은 도서관'일까? '큰 도서관'은 지구를 살리는데 기여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아이템 선정의 아이디어를 준 책이 아마도 "자전거, 빨랫줄, 타이국수, 무당벌레, 콘돔, 공공도서관, 선풍기"등 모두 7가지가 지구를 살리는 핵심요소라고 한미국의 환경전문가 존 라이언(John Ryan)의 <지구를 살리는 7대 불가사의>인 것 같다. 이 책은 위의 7가지 물건 등이 과연 어떻게 지구를 환경적으로 건강하게 지켜주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7가지 중에 공공도서관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는 공공도서관이 같은 책을 여러 사람이 돌려볼 수 있기 대문에 숲을 살릴 수 있고, 그 결과로 지구를 푸르게 지켜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라이언이 공공도서관을 선정한 것은 너무도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냥 '도서관'이 지구를 살리는 불가사의한 시설이 된다. 어떤 도서관이든 책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굳이 공공도서관이라고 하지 않는 것이 더 적합한 설명이라 생각된다. 하물며 이런데, 왜 이번 선정에서는 굳이 '작은 도서관'이라고 했을까? 그 이유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도서관'이라는 용어는 도서관 자체를 뭔가를 기준으로 나누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도서관을 여러 가지로 나누고 구별하는 용어가 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도서관은 그냥 도서관이어야 하고, 또 그렇게 생각해야 정말 도서관이 이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 것 중 하나가되든, 88가지 아이템의 하나가 되든 할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 또 다시 도서관이 이 지구와 사람의 삶을 살려가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고, 고맙다.
* 아래 그림은 내가 여러 차례 이런 저런 강의를 할 때 존 라이언의 글을 이야기한 ppt 자료를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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