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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보령도서관에서 지역과 도서관 문제를 생각해 보다...

오늘 보령도서관에 다녀왔다. 박찬희 관장께서 지난 번에 한 번 와서 지역주민 여러분들과 도서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하셨고, 그 날이 오늘이다. 이번에 보령도서관을 포함해서 보령시 내 19개 기관이 평생학습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제1회 평생학습축제를 진행 중이고, 나는 그 행사 중 하나로 지난 주 여희숙 선생 강연에 이은 두 번째 강연자로 보령도서관을 가게 된 것이다. 센트럴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가니 2시간이면 보령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랜 만에 갔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고.. 오랜만에 또 포근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10시 좀 지나서부터 12시까지 도서관이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떻게 지역과 만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지역주민 여러분들에게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준비한 자료 가운데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말씀드렸다.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또 지역과 도서관의 관계에 대해서 애정을 가진 분들이 계시니 보령도서관은 작지만 강력한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역시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지지가 가장 강력한 힘이고 존립과 활동 근거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나고 식사 자리에서도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다. 나는 도서관 3요소 중에서도 무엇보다도 직원 그리고 이용자라는 사람 요소가 가장 핵심이고, 또 유일한 가능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일반열람실을 도서관에서 분리해서 각각 자기 존립목적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도서관이 명실상부한 지역 문화와 학습 중심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점도 강조했다. 현재 보령도서관은관장 1분에 사서가 1분. 부족한 직원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기본 기능은 물론 평생학습기관으로, 방과후학교 지원기관, 각종 문화활동에... 이번에 연 평생학습축제 등등... 너무도 많은 일들을 해 내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지치지 않아야, 직원들이 생각하고 기획하고 준비할 시간을 가져야 길게길게 도서관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 지역주민들도 길게길게 도서관을 통해 좋은 삶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 마구 밀어대면 당장은 뭔가 더 잘 되는 것 같지만, 사실 사람이라는 점, 사람은 리듬이 필요하고, 리듬은 반드시 적절한 휴식이라는, 새로운 일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점에 대해서 지역주민들께서 이해하고 그러한 점을 행정당국이나 시의회 등에 전달하고 요구할 수 있다면 도서관은 더 나은 문화기반 시설, 평생학습 시설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랑가나단이 말한 것처럼 '성장하는 유기체'로서 죽는 쪽이 아니라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펄펄 살아 뛰는, 싱그러운 생명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내 강연에 참석해 주신 분들은 정말 보령시에서 도서관을 사랑하는 분들이었다. 시 의원과 시청 담당자는 물론 문인 및 예술단체와 독서회, 도서관친구, 금빛봉사단과 삼락회 등을 이끄시는 분들이 오셨다. 그 분들이 지금까지보다도 더 보령도서관과 보령시 도서관 발전에 큰 힘이 되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점심을 먹고 다시 도서관에 들러 좀 둘러 봤다. 도서관은 다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서관 사람에 따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 보령도서관은 2층에 자료실과 어린이 열람실, 디지털자료실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어린이 열람실은 1층으로 내려와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요즘 도서관도 시대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시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도서관 시설 개선에 재정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 고권정생 선생 책도 따로 전시 하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전시도 하고 있어, 도서관이 아기자기하다.. 특히 서각전시회가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데, 나도 언제 서각을 한 번 배워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서각 하는 사서들을 몇 분 아는데, 도서관대회에서 '사서들의 서각전' 같은 것을 한 번 열어볼까?

나는 협회에서 일하면서 늘 현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현장 도서관을 가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가 보려고 애는 쓰고 있다. 물론 모든 도서관을 다 가 볼 수는 없으니, 좀 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장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만드는, 그래서 그것을 정책으로 제안하고 정책이 되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발전 조건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인데..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거듭 확인한 바이지만, 현장 도서관의 성과가 바로 협회의 성과라는 점.. 그래서 현장과의 확실한 유대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점.. 오늘 다시 한 번 보령도서관을 방문해서 현장 도서관이 얼마나 열정적인지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현장 사서와 지역주민 여러분들이 고맙다.

* 오늘 보령도서관에서 받아온 책자, 자료, 볼펜들.. 좋다...



* 보령도서관 박찬희 관장께서 보내주신 사진.. 나는 즐겁고 행복한 강연 시간이었다.

*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요즘 도서관을 포함한 우리 사회 전반에서 다문화 서비스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데, 역시 방과후학교 수업 중에서도 다문화가정이 있는가 보다. 그 교재..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다.




* 2층에 있는 유아자료실.. 책 속에서 크는 아이들이 부럽다...

* 유아열람실 복도에서 종합자료실을 쳐다보았다. 새책을 위해 비워둔 서가에 어떤 책들이 들어올까 궁금하다.


* 복도에 마련된 전시공간. 고 권정생 선생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 강연이 끝난 후 다시 찾아가 본 강연장.. 이런 시간이 있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한 일이다.



* 문화활동실 안에 설치되어 있는 방과후학교 활동 소개 내용들..



* 도서관 이용자들이 만들었다고 했던가, POP 작품들.. 이런 것을 배워두면 일상적으로 참 좋을 것 같다...



* 보령도서관 앞 모습.. 앞에 서 있는 것은 관장님 차...



* 도서관 정문에 걸려 있는 제1회 보령평생학습축제 현수막.. 맨 위에 이름 적혀 있으니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