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더울까?이에 대한답은 간단하다. 지구온난화... 그러나 정말 그 답 하나 뿐일까? 마음에 뭔가 시원함이 없는 것 때문에 더 더운 것은 아닐까? 오랜만에.. 어떤 사람을 만나러 갔다. 오랜만에 가 보니, 가는 길이 꽤 달라졌다. 차가 더 많아져서 일까? 종종 길도 막히고.. 서울을 중심으로 온통 다른 지역을 묶어 버리는 광역전철이 이곳까지도 그 팔을 늘려가고 있었다... 땀이 막 흐르는 무더위 속에 찾아간 곳은 모란공원. 마석을 막 지나면 있다. 모란공원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그곳은 공동묘지다. 민주열사 묘역이 있는 곳이다. 그동안 미적거리고 애써 생각하지 않고 살았는데, 요즘 다시 그곳에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할까... 왜 아직도 우리 사회에 그곳, 민주열사 묘역에 새로운 무덤이 생겨나고 있는지..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고 강희남 목사께서도 친구인 고 문익환 목사님 옆에 묻히고 싶다는 뜻에 따라 그곳에 모셨다고 한다. 나는 그곳과 개인적인 관계가 있다. 아주 오래 전에 그곳에 모신, 아마도 그 때에는 민주열사 묘역이 아닌 곳이었을텐데.. 그 때부터 그곳에 모신 분이 있다. 그 밖에는... 고인이 된 최명아 씨가 있다. 지난 2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관한 11주기 추모식이 있었는데, 가 보질 못해서.. 뒤늦게 따로 찾아갔다. 1998년 최명아 씨의 소식을 듣고 서울대학교병원 영안실을 찾았었다.. 거기서 당시는 이제 역시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대통령님을 처음 뵀다. 노동자의 친구로서, 아깝게 먼저 세상을 떠난 노동운동가 최명아 씨를 추모하면서 영안실을 찾은 노동자들과 슬픔을 나누었고, 나도 그 자리에 있어 아마도 기억에 소주 한 잔 같이 했던 것 같다... 이제 노무현 님께서도 세상을 떠나셨으니... 세상 참 씁쓸하다... 민주노총의 11주기 추모회공지사항에서 최명아씨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최명아 열사는 1985년 노동운동에 투신한 뒤 인천지역노조협의회 교육선전부장, 조직부장을 거쳐 민주노총 조직1부장으로 일했다. 1998년 2월11일 과로로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뒤 지난 2월24일 3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둬 민주노총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최명아 씨 묘소를 찾아 술 한 잔 올리고 묘역을 둘러 봤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흐르는 땀방울보다 더 깊은 슬픔을 그곳에 남기고 돌아왔다...한분 한분 다애틋한 사연을 담고 있지만, 그분들의 죽음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조금씩 자유롭고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만드는데 단단한 받침이 되고 있으니, 감사를 드린다. 자주 찾지 못해도 그분들이 남긴 민주와 자유, 사람에 대한 애정과 배려는 마음에 단단해 매 두어야 한다.. 정말 뜨거운 날씨였다...
*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앞에 있는 안내판... 처음 그곳에 갔을 때 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늘어나는 것이 마음 아프다... 아직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먼 것일까?
* 어느 할머니 한 분이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묘역을 둘러보고 계셨다.. 무슨 사연이 있으신 것일까?...
* 묘역 입구로 조금 올라가면 추모비를 만난다.
* 고 조영래 변호사님의 묘소.. 나도 젊은 시절 그 분의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전태일 평전>을 읽었다. 물론 당시에는 그 책을 조영래 변호사께서 쓰셨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 책이 나온 1983년 당시는 책을 쓰고도 저자 이름을 적을 수 없었던 그런 시대다.. 그런데 지금 올해인가 새롭게 <전태일 평전>이 나왔고, 조영래 변호사의 이름이 저자로 적혀 있지만, 시대는 정말 새롭게 거듭났을까?
* 조영래 변호사님의 묘비 뒤면은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다... 이유를 알 수는 없으나.. 말이 없어도 우리가 서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닐테니...
* 최명아 씨 묘소에서 앞을 바라다 봤다.. 이곳에 계신 분들은 여전히 세상을 향해 사람다움을 말하고 계시겠지... 우리는 그 소리를 제대로 듣기는 하고 있는지...
* 고 최명아 씨가 사진 속에서 밝게 웃고 있다. 정말 그렇게 밝게 웃었다... 벌써 11년이 지났다.. 여전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들의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
* '민주화의 밑거름, 영원한 인쇄인'인 고 강인기 세진인쇄 사장님의 묘소가 바로 앞에 있었다.. 1970-80년대 유인물 하나 제대로 찍어내기 어려울 때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유인물을 찍어 주셨다고 한다. 누구나 각자 자기 자리에서 세상을 사람 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부문에서 나는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별세 당시 오마이뉴스 기사 바로가기
* '영원한 청년'고 전태일 열사 묘소. 전태일기념사업회 바로가기
*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 묘소.
* 고 문익환 목사님 묘소. 여기 계시면서도 열사들 한 분 한 분 이름을 부르시면서 세상을 일깨우고 계실까....
* 묘역 한 곳에 예쁜 꽃들이 마음을 잡아 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목숨까지 던지신 분들로 인해 이 꽃들도 더 예쁘다..
* 고 성완희 열사 묘소. 태백에 다닐 때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처음 찾아가 봤다. 그러고 보니 태백에도 가 본 지가 오래되었다.. 그동안 뭘하고 살았지?
* 뜨거운 열기 속 민주열사 묘역... 아직도 그들은 이 날씨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여기 누워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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