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등포역 앞에 새로 문을 연 타임스퀘어를 구경갔다.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간 김에 이곳저곳을 둘러 봤다. 요즘 그곳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교보문고가 들어가 있는데, 그걸 두고 지역 동네서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형 매장들이 분명 좋은 점이 많겠지만, 그래도 서로가 같이 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 더 세심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그 공간은 꽤 커서 사람들을 계속 끌어들일 것 같다. 함께 고민하면서 같이 잘 살아가면 좋겠다.
그 타임스퀘어 3층에 모던하우스라고 해서 가정 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물건을 파는 곳이 있어 잠깐 들어가 봤다. 디자인이 잘 된 물건들이 많았지만, 나는 입구에 설치된 도난분실방지시스템에 걸려 있는 안내문에 눈길이 갔다. 도서관에도 거의 대부분 설치되어 있는 그런 물건 분실을 방지하는 장치다. 가게라면 계산을 하지 않고 가져나오면 입구에서 이 시스템이 체크해서 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도 정상적인 대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책을 가져나오다보면 이 장치에서 삐~~ 소리가 난다. 그러면 모두들 놀라고 누군가를 쳐다보게 된다. 물건을 잘 관리하고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장치라서 요즘 이 시스템을 설치하는 곳이 계속 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끔 잘못 인식해서 아무 문제 없이 나가는 사람이 이 장치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그 가게 입구에 설치된 분실방지시스템에 걸어둔 안내문을 보면서.. 아 이렇게 하면 좋겠다 싶었다. 안내문에는 혹시 기계에서 소리가 나더라도 당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혹시 직원이 실수해서 방지텍을 제거하지 않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일 수도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직원에게 말해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보통은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소비자나 이용자가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런 안내문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기계적 결함이나 직원의 실수를 사전에 알리고, 소비자나 이용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면 간단하지만 아주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역시 기업이 소비자를 ㅇ선하고 배려하는 세심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에서도 분실방지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이용자를 배려하는 진정한 마음을 담은 안내문을 달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직원의 잘못'으로 단정하기 보다는 조금은 유연한 이유를 제시하면 좋겠다. 그렇다고 기계적 결함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무슨 말이 적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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