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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강유원 선생과 켄 로빈슨 이야기를 듣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김정규 사서가 도서관메일링리스트에 글 하나를 추천했다. 그건 지난 11월 25일 열렸던 '경기도 공공도서관 정책세미나'에서 강유원 선생께서 한 특별강연이다. 그 강연의 제목이 "객관적 공동정신의 형성과 도서관의 임무"라고 한다. 제목을 보니 무슨 이야기가 있었을까궁금하다. 추천글에서는 강연의 한 줄을 가져와 소개하고 있다.

"공교육은공공기관에서행해지는교육이아니라공동의지식을가르치는것이다.
그런데이것이사라져버렸고,그에따른폐혜는실로막심하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교육이 공공기관에서 행해지는 교육이 아니라 공동의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관점은 매우 확실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공교육과 사교육을 구분하는데 그것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냐는 기준으로 구분을 하고 있다.어떤 한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이 공교육이라는 관점의 회복 혹은 그러한 관점에 대한 동의가 우리나라 교육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강연에서 더 중요한 지적은 바로 강유원 선생은 도서관 역시 공교육 기관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도서관, 여기서는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공동의 지식과 관련된 장서를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활동을 해야 한다. 도서관이 어떤 자원을 확보하고 그것을 어떤 이용자에게 제공할 것인지, 각종 문화 프로그램도 공동체성 또는 공동의 지식을 확장하는 것으로 만들 것인지의 관점에서 기획하고 시행되어야 한다. 강유원 선생의 지적은 도서관 사람들에게도 지금 이 시대, 우리 도서관과 사서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함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강연 글에서 이러한 일은 사서들만의 노력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사서들이 적어도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잘 새겨두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 말의 이면은? 혹시 우리 도서관과 사서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사회적 위치와 위상, 자존감 등 사서로서의 직업윤리나 도서관 철학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몇 번을 거듭 강유원 선생의 글을 읽어본다. 여전히 끝 부분은 뜨겁게 마음에 담긴다.

나는 도서관 역시 공교육 기관의 하나로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학교 교육은 어그러질대로 어그려져 있다. 책을 읽는 일은 아주 희귀한 몇몇 학생들의 취향이 된 지 오래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따고 취직을 하면 공부는 물론이고 책읽기조차 특별한 일로 간주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도서관은 지역에 관한 세밀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현 상황에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그들을 객관적 공동정신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일은 도서관 사서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새겨두는 것이 절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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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규 사서의 추천글 (도서관메일링리스트)

* 강유원 선생의 강연글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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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 선생 글을 읽다가 지난 달 말 안찬수 선생 블로그에서 읽은 켄 로빈슨(Ken Robinson) 선생의 강연 "학교는 창의력을 죽이는가?"가 생각났다. 다시 가서 읽었다.역시 교육의 문제, 특히 공교육의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다.로빈슨 선생은 영국 작가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이 강연에서는 교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미 여러 블로그에서 이 강연을 인용하고 있다. 그는 이 시대의 경향(트렌드)는 과학이나 공학에서 예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에 창의력이 중요해 지고 있고, 창의력은 예술을 통해 얻어지고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창의력은 몸으로 배우고 익힐 때 생긴다고 한다. 너무 머리만 쓰지 말라는 이야기.. 그리고 나서 이 시대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다. 세계 여러 나라들의 교육제도가 대부분 같다고 한다. 획일화.. 그래서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드러내고 발전시키는 자유롭고 다양한 맞춤 교육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연 중간중간 웃음 소리가 잦다. 그리고 그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I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라는 조직 홈페이지에는 동영상과 함께 텍스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꽤 많은 나라 말로 번역해서 제공하고 있다. 물론 한국어도 있다. 이 TED라는 조직은 작은 아이디어로 더 넓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 비영리 단체라고 한다. 홈페이지에 가서 보니 굉장히 재미있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조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니,세상에는 참으로흥미로운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튼 로빈슨 선생의 강연도 한 번 잘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 참, 돌아다니다가 보니까 TEDxSeoul이라고 하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서도 얼마 전 이 TED 행사가 공식적으로 있었고, 그것을 위한 홈페이지이다. 역시 잘 둘러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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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찬수 선생의 블로그 글 보러가기

* TED에 올려진 켄 로빈슨 선생의 강연 보러가기

* TEDxSeoul 홈페이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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