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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참고일기] 얼마나 웃었는지...

[참고일기] 얼마나 웃었는지...

우리의 <작은 거인> (이건 영화제목에서 빌어온 것인데, 정말 이
미지가 비슷하다) 김현철 님이 자료실에 올린 '참고일기'를 읽고는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는 우리 직업에 대한 일말의 새로운 희망을
떠 올렸다. 그래 우리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 요즘 개그맨들 중
에는 전문개그맨이 아니면서도 정말 사람 웃기는 사람이 많던데,
이제 그런 부류 중에 한사람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장면 #1 도서관 카운터

한 나이든 사서가 검고 두꺼운 안경을 끼고 (이건 사서 이미지에
무지 중요하다) 다소 날카로운 안광을 번뜩이고 앉아 있다. 그 앞
에 아주 가끔 사람들이 와서 물어본다.

사람1 : 철학사전 어디있어요?
사서 : (아무말도 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오른쪽을 가르킨다. 오
른쪽 서가에는 보통의 글씨체로 <사전류>라고 쓰여진
판떼기가 붙어있다)
사람1 : (속으로) 입은 없나?

다시 다른 사람이 다가 온다.

사람2 : 학원세계대백과사전 30권이 없는데요?
사서 : (다소 놀라며) 아니 30권이 다 없어요?
사람2 : 그게 아니고요 30권이 없다구요.
사서 : 놀랬잖아요. 그거 어디 있겠지요. 다시 찾아보세요.
사람2 : 다 찾아봤는데도 없어요.
사서 : 다시 찾아보세요.
사람2 : (짜증을 내면서) 찾아봐도 없어요.
사서 : (같이 짜증을 내면서) 없는 걸 어떻게 해요.
사람2 : (돌아서면서) 에이...

......

내가 너무 사서를 비하했나? 나도 사서니까 좀 이해하시겠지. 아
무튼 김현철 님의 글은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
도 참고일지나 써 볼까? 아마 나는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것이
다. 워낙 재미있으니까.

이용훈(black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