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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에 남긴 발자욱

아니 벌써? 2005년?

아니 벌써? 2005년?

자료실에 앉아 자료실 고유업무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가 어제는
불현듯 日附印(영어로는 LINE DATER)을 찍기 위해 오래된 도
장을 꺼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가지고 있는 日附印은 1994년 12
월 31일까지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1995년 2월 17일을 찍을
수 없는 日附印은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는 사무국에
연락해서 새로운 것을 사달라고 했다. 오늘 새 日附印을 받았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쓸 수 있다. 2005년? 그때가 되면 내 나이
가 몇 살일까. 지금부터 10년 후니까 오십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
다. 2005년과 오십살 쯤(실제 나이는 밝히지 않는 것이 내 건강에
좋을 것 같다)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 때까지 내가 이 자리에 앉
아 이 日附印을 쓸 수 있을까? 신문지상에서 요즘 강력한 失業群
에 속한 내가 이 파고를 무사히 헤치고 살아남는다면 기적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아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그동안 자료
실에서 일한 10년 무엇을 했는가 하는 자책과 회한이 밀려온다.
쬐끄만 日附印 하나가 주말을 망쳐버렸다.


1995.2.18

이용훈(black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