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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더불어 사는 삶의 건축 _ 정기용 | 건축가> : 92차 나눔문화포럼 강연 내용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나뵙고 많은 것을 배웠다.

정기용 건축가, 건축이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느끼게 해 주셨다.

제주 서귀포시에 기적의도서관 지을 공간을 보러 갔을 때

거기에 있는 몇 그루의 아름다운 소나무를 보시자 마자

그 나무와 도서관을 이미 하나의 건물로 그려내시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서귀포기적의도서관은 가슴에 소나무를 품고 그곳에서

아이들과 행복을 키워 나가고 있다...

건축이 가진 놀라운 힘을 나는 옆에서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이었다고 할 것이다.

지난 번 정읍기적의도서관 개관 때에도 같이 하룻밤을 지내면서

이런저널 말씀을 듣기도 했다.. 온 몸으로 건축가임을 보여주신다..

정기용 건축가께서 2007년 11월 나눔문화(http://www.nanum.com/)에서 운영하고 있는

나눔문화포럼 92차 강연을 하신 내용 중 도서관에 관한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요즘 도서관 건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좋은 건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줄 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서관의 기본과 도서관을 이용할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어떻게 건축물에 반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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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내용은 http://www.nanum.com/zb/view.php?id=forum_1&no=160을 보시기 바람.

삶이 살아있는 공간, 함께 만드는 공공건축

[92차 나눔문화포럼] 더불어 사는 삶의 건축 _ 정기용 | 건축가

11월 7일 92차 나눔문화포럼에서는 후배 건축가들에게 존경의 표시로 '한국 건축계의 공익요원'이라고 불리는 정기용 소장을 통해 우리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건축을 만났습니다. 정기용 소장은 '기적의 도서관'과 무주의 공공건축 등 그동안 진행했던 공공건축 이야기를 현장의 사진과특유의 입담으로 생생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우리 삶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희망의 건축이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감동적인 시간을 전합니다.

(중간은 생략했습니다)

다양한 사회분야가 연대할때 탄생하는 기적

“공공건축 얘기를 하면서 '기적의 도서관'을 제외하고 갈 수는 없습니다. 공공건축은 건축가 혼자, 관청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진정으로 결합할 때 비로서 힘을 얻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지점은 사회가 요청하는 건축을 누가 대변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는 많이 필요 없습니다. 위대한 건축가는 한 두 명만 있으면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대한 건축가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사회를 위한 건축에 제대로 답해주는 사람입니다. 공공건축은 위대한 건축가에 의해서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서관이 없는 나라가 나라냐'며 도서관을 만들자고 노력해온 시민단체, 십 여 년 동안 10평, 20평 작은 공간에서 홀로 작은 도서관을 계속해온 아줌마들, 부지와 공사비 절반을 대준 관청,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고민 끝에 어린이 도서관이라는 것에 주목한 매체, 지역시민들의 역량이 연대해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순천 어린이 도서관이 열리고 나서 삼 개월 동안은 애들이 책을 못 봤습니다. 아파트에서만 사는 요즘 애들은 다양한 공간에 대한 체험이 적습니다. 그런 애들이 높고, 낮고, 움푹 파인 패인 공간을 만나니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면서 방문하기도 바쁜 겁니다. 서너달이 지나서 애들이 공간을 파악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를 찾아가면서 도서관이 정착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어린아이들은 세계인으로 태어납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국민이 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들어가서 깡통이 되어서 나옵니다. 아이들은 전부 태어나는 순간 세계인입니다. 어린아이들의 동화책을 보면 정신 없이 날아다닙니다. 어린이 동화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그 아이들의 상상력을 순수하게 키워주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행복해요. 어린이 도서관에 갈 있어서’
진해 어린이 도서관에서 한 아주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에 오면 아이를 재울 수도 있고, 젖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고, 자신도 책을 보고, 동네아줌마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합니다. 아줌마들이 자원봉사하면서영어, 미술을 가르치고 그게 부업이 되면서 도서관 주변에 가게도 내면서 삶이 변화되고, 동네도 변화되었습니다.
사회가 요청하는 일을 해주니 세상이 변한 겁니다. 건축가는 이제 위대한 창조자가 아니라 Social Coordinator 입니다. 사회적인 여러 문제들을 조직하고, 결합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건축을 만들어내는 것은 위대한 건축가가 아니라 평범한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함께 삶의 길을 만드는 공공건축

“'기적의 도서관'과 무주를 소개한 것은 건축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고, 함께 만드는 새로운 건축의 생산방식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건축을 한다, 무슨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 유럽, 미국 가서 사진 찍고 좋은 사례가 있으니 이렇게 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나라도, 역사도, 사람도, 재료도 다른데 그게 그대로 적용이 되겠습니까? 참고는 할 수 있겠죠.
무주와 '기적의 도서관'을 하면서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은 문제도 이 나라에 있고, 해법도 이 나라에 있다는 겁니다. 문제를 쥐고 있는 것은 주민들입니다. 그들에게 어떻게 질문하는가, 어떻게 듣는가에 따라서 해답을 찾을 수도 못 찾을 수도 있는 겁니다. 확언하건데, 우리 스스로 연대하여 서로를 믿어야 합니다. 서로가 믿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나누기 위해서는 생산을 해야 하고, 생산을 하려면 믿어야 합니다."

“오래된 길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의미 깊은 그림일기 입니다. 내가 여기 이 길에서 본 풍경은 우리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가 보았던 바로 그 풍경입니다. 아버지가 보았던, 할아버지가 보았던 길에 서면서 내가 역사에 편입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그림일기를 그려내야 합니다. 공공건축이란 세상에 이렇게 길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