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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 이야기

제1회 서울북페스티벌 세쨋날 행사장을 찾다.


(위) 오늘 행사장에서 구한 책들.. 이 책들을 다 읽어낼 지는 모르겠지만, 만져보는 것으로도 감각이 깨어난다.

10월 12일 일요일 오후 3시경 경희궁을 다시 찾았다. 오늘이 제1회 서울북페스티벌 세쨋날이자 마지막날이다. 아무래도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첫날보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우리에게 아직 책읽기나 출판산업은 가족들이 가장 든든한 기반일까? 너무 아름다운 가을날 오후, 책과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그저 즐겁다.

(아래) 경희궁 입구. 솜사탕 장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어느 행사장이든 늘 볼 수 있는 솜사탕, 그래서 솜사탕은 추억의 맨 첫머리에 자리잡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래) 사람들이 무슨 행사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책을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본 사람들에게는 일상기억의 한 편에 남을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아래) 명사들의 책과 책읽기, 그리고 인생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진행되는 곳이다. 지금은 막 김훈 선생의 시간이 끝나 빈 공간이다. 김훈 선생은 강연을 마치고도 행사장에 계시고 독자들을 만나고 계셨다. 4시부터는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시는 박범신 선생께서 강연과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침 그 시간 진행을 맡았다고 하는 표정훈 선생(출판평론가)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박범신 선생의 강연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그러나 역시 강연을 마치고 행사장을 둘러보시는 박 선생께 인사를 드릴 수는 있었다. 서울문화재단도 부스를 마련해서'책 읽는 서울'을 알리고 있었다. 박 선생께서는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사진도 찍어 주셨다. 작가라면 독자들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 또한 행정가라면 더욱더 시민들 속에서 일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같은 행사를통해 작가와 독자가만나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나도 언젠가 예쁜 서재를 가지게 된다면, 저렇게 빨간색 작은 파라솔을 설치해 두어야겠다. 그 아래에서 나만의 호사스러움을 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래)이번 행사에서 가장 내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종이박스로 만든 간이의자다. 책들은 오롯이 자신의 몸으로 사람들의 무게를 견디어 내는 것 같다. 책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앉아 쉴 수 있고, 그 쉼을 통해 다시 자신의 일상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아래) 첫날 몇 개 걸려있지 않던 책나무에 오늘은 책들이 가득하다. 사람들이 자신이 추천하는 책 이름과 그 이유를 적어 나무에 걸어두는 것인데.. 주로는 아이들 글씨로 채워진 책들이다. 어른들은 아이들 뒤에서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 여전히 익숙한 것일까? 하긴 나도 적지 않았다. 미안... 뭘 적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 한 권을 선택해서 적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늘 이야기하듯이 '노만 베쑨'을 적었을까?



(아래) 이번 행사에는 서울시립공공도서관/평생학습관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각각 부스를 마련해서 참여하고 있었다. 우선 서울시립공공도서관/평생학습관은 각 도서관들을 안내하여 도서관으로 발길을 인도하고 있었다. "도서관에 오면 미래가 보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적극적으로 자기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면 그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는 도서관을 찾지 않고서는 100%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정말 도서관에는 미래가 담겨있다고 할 것이다.


(아래)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과 도서관 사서들을 소개하는 사진전을 열고 있었다. 늘 도서관이 일상적으로 하는 행사를 옮겨온 것이지만, 한 편으로 도서관 밖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 도서관의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우정 관장과 직원들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이유를 한 직원이 말해 주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리고 그것이 정말 해 볼만한 것이라고 한다면, 관장께서 적극 이해하고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도서관이 물론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그렇게 되어야 한다. 북스타트에 대한 안내도 함께 하고 있었다.







(아래) 이번 행사에 출판사들은 개별 출판사 단위가 아닌 조직/단체/협의체 등의 형식으로 참여한 것 같다. 인문사회과학출판사들이 함께 참여한 부스에서 정기용 선생 책 '감응의 건축'을 사기도 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뿐 아니라 자연과학, 문학과 예술, 경제와 경영, 어린이와 청소년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좋은 책들이 많고 그래서 사고 싶은 책들은 많은데.. 늘 아쉬움 뿐이다. 그런데 책을 사고 잠시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아는 분이 책을 사고 있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남자분.. 누굴까? 무슨 책을 샀을까?



(아래) 서울문화재단도 행사에 참여했다. 책읽는 서울 사업을 수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어 이제는 전문가가 다 되었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제작해서 여러 곳에 보급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움직이는 서가'도 나와 있었다. 좋은 책을 담은 서가가 독자들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사람들이 책을 찾아오지 않는다면 책이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아래) 행사의 맨 끝을 장식한 '독서골든벨' 서쪽으로 해가 서서히 넘어가고 있는 시간에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열기를 북돋우고 있다. 책과 상식 문제를 가지고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과 운을 다해 참여하고 있었다. 잠깐 구경하고 나서려고 하는데, 맨 뒤편에 아까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코너에서 책을 사던 분 모습이 보인다. 같이 온 직원들과 함께 참여한 것 같다. 그렇게 스스럼없이 함께 즐기는 모습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