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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과학, 책으로 말하다 : 강양구 기자의 강연

내가 일하는 한국도서관협회는 2008년 들어와 포항에 있는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아태이론물리센터)와 공동으로"과학, 책으로 말하다"라는 행사를 조직했다. 이번 행사는 아태이론물리센터가 책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얻고, 과학적 사고를 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5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전국 총 8개의 공공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협회는 행사를 개최할 도서관을 섭외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도서관에서는 과학분야 베스트셀러 저술가들을 초청하여 지역민들과의 만남을 갖게 함으로써도서관 활동의 다양성과 깊이를 넓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참, 이 행사를 두 기관이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권우 도서평론가가 중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고마움을 전한다.

□ 행사명 : 과학, 책으로 말하다
□ 기간 : 2008년 5월 - 10월
□ 장소/주관 : 전국 8개 공공도서관
□ 주최 : 한국도서관협회,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이제 이 행사는 끝이 났지만, 내년에도 계속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더 많은 도서관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책 장서를 잘 갖추고, 지역주민들이 과학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경우와 같은 행사를 개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행사는 10월 24일 목포시립도서관에서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가 강연을 했다. 마침 아태이론물리센터 최나리 씨가 올해 마지막 강연회를 취채한 내용을 센터가 발행하는 <크로스로드>라는 웹진에 게재했기에 그 내용을 전부 옮겨왔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좋은 행사들이 더 많이 도서관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거듭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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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마지막 <과학! 책으로 말하다>
최나리 - 아·태이론물리센터
[보이기/감추기]

10월 24일, 2008년 마지막 <과학! 책으로 말하다>는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의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를 주제로 목포시립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강양구 기자는 강연을 여러 차례 다녔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떨린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강양구 기자는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의 과학,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독자들에게 기자로서 과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 둔 것이 쌓여서 결국 책으로 묶어서 내게 되었다고 했다. 강연에 대한 전체적인 브리핑을 시작하며, 오늘날 과학기술을 움직이는 세 가지 특징으로 돈과 과학기술, 돌이킬 수 없는 과학기술, 흔들리는 과학기술 이라는 키워드를 소개했다.


돈과 과학기술

과학기술은 세상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과학자들이 노력해서 진실을 알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왔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20세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흔들리게 되었다. 요즘, 과학기술을 하는 목적은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극단적인 두 가지 예를 들었다.


첫 번째 예는 조류독감이다. 조류독감이 닭이나 오리 같은 조류에게만 나타날 경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조류독감이 변이에 변이를 일으켜서 사람에게 직접 전염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데 조류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지구상에 단 한 종류밖에 없다. 그나마도 증상이 나타난 지 48시간 안에먹지 않으면 상당수는 죽을 수밖에 없다.

로슈라는 스위스 제약사의 '타미플루'라는 약이다. 최근 유행하는 조류독감이 조류에서 인간에게 직접 감염된 사례가 처음 발견된 것이1997년,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로슈를 제외하고 다른 제약회사에는 조류독감 치료약을 개발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두 번째 예를 보자. 10년 전부터 과학계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조류독감이 아니라 파란 장미(Blue Rose)였다. 파란장미의 꽃말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 존재할 수 없는 파란 장미를 만드는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여기에 투자된 돈이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대단한 파란 장미에 전 세계의 과학자들과 기업, 실험실에서 수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리고 얼마 전 산토리사가 파란장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류독감과 파란 장미,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예를 통해 연사는 오늘날 과학기술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했다. 파란 장미가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동원되어, 시간과 돈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 차라리 그 기술로 인류에게 의미 있는 일을 했다면 어땠을까. 조류독감 같은 현재도 속수무책인 전염병에 대비하거나, 에이즈 치료약을 만들거나 하는 일에 말이다. 에이즈 역시 유행한지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현대 의학으로 부작용이 없는 백신, 치료약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100년 전, 그리고 200년 전 과학기술을 추동하는 힘이 뉴턴, 아인슈타인, 보일 같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과학자들의 호기심, 지적 탐구, 인류를 윤택하게 하려는 열정과 확신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기술을 추동하는 힘은 이 과학기술을 사용할 경우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결국 과학기술을 끊임없이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돈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학기술

과학자들의 수많은 시도로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굳이 변증법을 들지 않더라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 과학기술이 성장해왔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환경적으로 위험하다거나 인체에 해가 있다거나, 혹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문제라거나 여태까지는 시도를 하다가 이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기술이 발전되는 방식은 예전과 다르다. BT, NT, RT, IT가 융합이 될 경우에는 과거의 과학기술과 달리 돌이킬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즉 그 기술이 등장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고, 이것이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돌이킬 수 없는 과학기술이 돈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느슨한 규제 아래에서 계속 진행, 개발 되고 있다.


흔들리는 과학기술

과거의 과학자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면 지금의 과학자들은 반대 개념이다. 비밀을 지킨다는 이야기다. 굳이 과학자들 스스로가 신경 쓰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비밀을 지킬 수밖에 없도록 압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과학자 스스로가 과학자가 아닌 기업인이 되어 돈방석에 앉겠다는 욕심이 있다는 것 또한 오늘날 과학기술이 갖는 맹점이기도 하다. 결국 다시 돈이라는 문제와 부딪히는 것이다. 파란 장미를 만들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 너나없이 연구실로 몰려서 파란장미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다양한 연구가 균형 있게 골고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의 특정 연구에 집중되고, 그 특정 분야의 특정 연구는 따지고 보면 돈이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일반인들은 과학기술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과학기술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명확하고 냉정한 눈으로 봐야 하고, 또 그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돈에 의해 움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가진 과학기술을 가진 과학기술이 현재도 진행 중이며,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조차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다소 씁쓸하고, 섬뜩한 내용의 강연이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올해의 마지막 <과학! 책으로 말하다>였다.

※ 2008년 <과학! 책으로말하다> 행사 개최결과

일시

개최장소

도서

연사

5.17()

경남 창원

나무의 죽음

차윤정

6.7()

강원 춘천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이은희

7.26()

충남 천안

우주콘서트

태의경

8. 2()

경기 평택

달과 팽이

권오길

9. 6()

경기 의왕

수학비타민

박경미

9. 26()

충북 청주

해리포터 사이언스

이정모

10. 11()

경북 구미

얼터너티브 드림

복거일

10. 24()

전남 목포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강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