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거리의 도서관으로'
최근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는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모델 서점'을 만든다고 한다. 올해는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있는 '도원문고'와 울산 삼산동 '도담도담 책놀이터'등 2곳을 선정했다고 한다. 연합회에 따르면 1997년에는 서점이 전국에 5,407곳이나 있었는데, 2001년에는 그 절반도 안되는 2,646곳으로 줄었고, 현재에는 2천여 곳에 불과하다고. 그마나도 작년에는 200여곳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33㎡(약 10평) 이하의 꼬마 서점들은 1997년 2,700여 곳에서 이제는 겨우100여 곳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급격하게 사라지는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서점을 거리의 도서관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연합회와 서점들의 노력인가 보다. 사실 서점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서점은 물론 대형서점들의 영향 때문에 동네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소량 다품종인 책 뿐 아니라 음반이나 비디오와 같은 미디어 매체는 물론 이제는 각종 잡화까지 한 곳에서 파는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의 장점을 동네서점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물론 거기에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분위기와 경제위기 등으로 사람들이 책을 잘 사 보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것의 근저에는 동네 공동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소통의 방식이 변해서 이젠 직접 대면하지 않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것도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젠 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양식을 소비하는 것이 되어버린 서점.. 그러다보니 규모가 작은 동네서점으로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매년 많은 수의 서점들이 동네가 사라지는 것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있는 것이리라.. 서점은 동네에서 하나의 문화거점이 되었던 시대는 이제 다시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연합회를 중심으로 서점들이 뭔가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대도 많이 된다.
그동안 도서관들도 많이 늘어나서 이제 왠만한 지역에는 다 한 개 이상은 있다. 앞으로도 공공도서관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도서관들이 동네의 문화를 지켜내고 살려내는데 일정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책을 사더라도 동네서점을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도서관도 정가로 책을 사도록 함으로써 서점들의 마진율을 높여주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지자체 등은 서점과 같은 문화공간에 대해서는 공공시설을 무상으로 또는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모 구청에서처럼 구청 공간 안에 서점을 두는 것도 어떨까 한다. 물론 도서관 안에 서점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단위로 진지하게 동네서점을 하나쯤은 있도록 하기 위해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 보면 좋겠다. 한 편으로 각종 참고서라든가 월간잡지 등은 동네서점에서 사도록 하는 것을 좀 더 강력한 제도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대형서점과 동네서점들이 좀 더 파트너십을 가지고, 공존의 방식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동네서점이 거리의 도서관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서, 도서관이 다양한 지역 사회 내 문화시설, 그것이 공공기관이든 영리기관이든, 최대한 서로 파트너십을 구축해서 동네 주민들에게 풍부한 문화 활동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는 일에 적극 나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역 문화를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구심점 역할, 코디네이터 역할을 적극 자임하고 구체화 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면 도서관의 가치는 더 높아지고, 주민들의 지지도 더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멸종 위기에 처한 동네서점들이 '모델서점'을 지정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한 신문기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 <멸종 위기 동네서점 "문화야 놀자"> 한국일보 4월 22일 기사 바로보기
지난해 12월 말 새단장을 마치고 시범 운영중인 모델서점 ‘도담도담 책놀이터’(사진 왼쪽)와 도원문고의 ‘독서클럽 회원모집’ 포스터. (출처 :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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