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느긋한 금요일 아침, 일이 있어 연세대학교를 방문했다. 좀 이른 시간이라 일단 학술정보관에서 컴퓨터를 빌려 그 안에서 노닐고 있다. 오랜만에 다음아고라에 갔다.. 요즘 우리 사회가 각 부문에서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제대로 중재를 하고, 서로를 다둑거려서 합의에 이르게 하는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누가 그런 일을 해야 할까? 그런 한 편으로 우리는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진실일까? 아니 진실은 고사하고 사실일까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고, 듣고, 만지면서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다보니, 대부분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언론이다. 언론이 전해주는 그 어떤 사건이나 상황, 해석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요즘 미디어법 등 대부분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 이 언론과 관련이 있다. 언론을 보면서 우리는 서서히 '세뇌'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어떤 언론을 가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신문을, 어떤 방송을 보는가에 따라서 그 언론의 시각과 논조에 대해 대체로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그래서 그것이 하나의 여론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개개인이 어떤 언론을 선택하고 보고(비용을 지불하고 구독하는 것은 더 명확하게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읽고, 그 언론과 생각을 같이하게 되면서거대한 여론이라는 물결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사실 그동안 언론이 다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등 우리 사회가 소위 언론기능을 수행하는 곳이 매우 다양해면서(블로그 등 개인까지도 일정부분 언론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때에는 결국 모두가 언론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것이다) 기존 몇 몇 거대 언론의 중심 역할이 크게 흔들리고 있고, 사람들이 아 이렇게 다른 사실과 생각, 시각과 관점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만큼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중심 언론에 대한 일부의 집착은 또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언론은 사실을 기초해서 자기의 시각과 관점으로해석하거나 주장을 해야 하는데, 적지 않은 경우 사실조차 정확하지 않고, 왜곡되고 조작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소위 언론을 읽거나 보는 사람(독자거나 시청자거나, 모든 사람)이 언론이 전하는 이야기를 스스로 사실도 확인해 보고, 분석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실천 활동 중 하나가 작년부터 시작된 바른 언론을 알리고 선택하고 지지하기 위한 시민들의 캠페인이라고 할 것이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 캠페인'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사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캠페인인데, 1년 시간 동안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내가 다음아고라를 검색하다가 이 캠페인이 도서관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신문을 읽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책을 읽고 더 진지한 생각 넓힘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 취지인 것 같다. 그래서 탑차를 개조한 이동도서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활동을 보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공공의 비용으로 운영되는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도서관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역에 적지 않은 공공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이 있는데, 왜 또 이렇게 누군가는자신들이 선택한 책을 싣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도서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이런 내 의문점은법으로도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도서관을 설립운영해야 하고, 유네스코와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에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시민들의 알권리, 배울권리 등을 보장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도록 하기 위해 공공의 비용으로 도서관을 설립, 운영하라고 권고하는있음에도, 왜 우리는 실제 도서관들이 그런 점에서 두드러지지 않고 있을까? 왜 시민들은 공공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을 두고 또 스스로의 비용과 노력으로 도서과늘 만들고 있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오늘'진실을 알리는 시민 캠페인'이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진실을 알기 위해 시국과 관련한 책을 읽자는 활동을 한다는 것을 보면서... 도서관부문 사람으로, 다시 한 번 씁쓸한 고민을 하게 된다..
도서관은 진실을 알리는 곳이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생각은 옳다. 지금 도서관들은 바로 그런 도서관인가를 스스로 되묻고 또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도서관들은 어느 편을 들지 않고, 누구에게나 다양한 사실과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자신을 정말 자유로운 지식과 사상, 생각의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또 하나의 시민 캠페인이 도서관이 지금 그 본질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를 되돌아 보게 한다.
* 다음아고라의 <진실을 알리는 도서관>(진알시) 개관기념 "시국독서" 제안함!! 사이트 바로가기
* 아래 내용은 위 사이트에서 앞부분 일부만 가져온 것임. 자세한 것은 직접 사이트를 가 보시기 바람.
진알시 1주년을 축하합니다.
1주년을 맞아 진알시가 업그레이드되려고 주경야경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신문을 배포하는 활동에서 책을 함께 읽는 도서관 사업으로 확대합니다.
진실을 알리는 도서관이라고 불러 다오!!
짜쟌~~~
진알시 탑차를 도서관용으로 개조했습니다.
이 차로 전국 60여개 지역을 숨가쁘게 출동해서 아이들이랑 엄마들이랑 책읽어주기 놀이를 할 거에요.
그리고 이동도서관 개장을 기념하여 특별기획을 또 준비했어요.
특별기획의 특별기획... 스페셜리스트 진알시라고 불러주오~~ㅋㅋ
책읽는 진알시의 '시국독서' 프로젝트!!!!
신문만 읽어서는 세상은 변화하지 않는다. 책도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게 진알시 도서관사업의 취지입니다. 어린이와는 재밌게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알아가지만, 어른들끼리는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한 독서를 논해보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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