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해 쓰여진 도서관을 주제로 한 책이 여러 권 출판되었다.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책 하나는 최정태 부산대 교수께서 2006년 8월에 한길사에서 출판한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세계 각지에 있는 도서관 중 아름답고 의미있는 도서관들을 소개하는 것인데 출간 이후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주얼과 텍스트 조화도 잘 되어 있다. 최 교수께서는 지금도 <도서관계> 등에 아름다운 도서관에 대한 글을 계속 쓰고 계신다. 이런 책들이 더 많이 출판되어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에는 여러 나라 15개 도서관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우리나라 도서관으로는 규장각과 해인사 장경판전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 규장각에 대해서는 '우주와 하나로 합쳐지는 학자의 집'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규장각은 정조께서 1776년 즉위한 후, 곧 작은 서고에 불과하던 '주합루'를 리모델링해서 도서관과 연구 공간으로 만든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1층은 서고, 2층은 열람실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개방된 창덕궁 후원에 있어 가 볼 수가 있다. 비록 왕실도서관이기는 했지만,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왕과 학자들을 도운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도서관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곳이다.
요즘 중앙일보에 김영택 화백이라는 분이 "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이라는 글을 연재하고 계시는가 보다. 김영택 화백은 이미 <김영택의 펜화기행>(지식의숲, 2007)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는 분이다.그 책에서는'산, 물, 흙, 사람, 하늘'이라는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우리나라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런 분이 지금 신문을 통해 세계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에 내가 이런 내용을 알게 된 것은 이번에 세계건축문화재를 펜화로 그려 연재하면서 우리나라 건축문화재 중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을 꼽은 중에제일 먼저 생각난창덕궁 후원 주합루(宙合樓) 일대를 그린 때문이다.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를 그린 그림은 섬세하면서도 살아 하늘로 날아갈 것 같다.(여기서는 그 사진을 가져오지 못하니 그림은 직접 아래 연결을 통해 보시기를 바란다). 그림과 짧은 글을 보면서 최정태 교수님 책이 생각났고, 다시 꺼내 읽어본다. 나는 사서이면서, 이 분야에서 30년을 넘게 일했지만, 사실 그 주합루를 먼 발치에서 한 두 번 본 것 빼고는 제대로 본 적도 없다... 우리 도서관 역사 가운데서도 아주 중요한 곳이라는 것이야 잘 알지만, 몸으로까지 느끼지는 못하니, 좀 아쉽고 부끄럽다. 언제 다시 한 번 그곳을 찾아봐야겠다.
* 중앙일보 "[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창덕궁 주합루와 어수문" 기사 보러가기
그런데 신문기사에 독자의견(나도 한마디)이 3건 있는데,그 중 한 주장은 이 규장각이일본식민지시대에 일제에 의해 경성제국대학 도서관으로 옮겨졌고, 그것이 해방이후 서울대학교 규장각으로 간 것에 대해서 이제는 국립도서관으로 옮겨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 그렇게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현재 서울대학교에 있는규장각은귀중한 자료 보존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중요한 연구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규장각의 장서와 뜻이 우리에게 있으니, 그것을 굳이 또 옮겨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규장각에 담긴 뜻을 알고, 그 뜻을 오늘에 되살려 널리 사람들에게 이로운 연구와 실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이런 아름다운 도서관이 있고, 또 도서관 전통과 역사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서관들을 짓고, 잘 운영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규장각이 있었던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이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 이 그림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갈무리한 것임.
'도서관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도서관연합회, 대학도서관 모범 운영 사례 공모 (9/11-10/30) (0) | 2009.09.12 |
---|---|
5년 뒤에 당신은 어디에서 일하기를 원하는가? - 예술경영지원센터 글을 읽고 (0) | 2009.09.11 |
와우북페스티벌 책문화 포럼 - 지역 속 작은 도서관을 찾아서 (9/23) (0) | 2009.09.10 |
국가서지정보센터 운영방안연구 관련 설문조사 실시 (0) | 2009.09.09 |
문학관과 도서관에서 작가들을 만나보시기를! - 작가파견 사업이 진행 중 (0) | 2009.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