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관 읽기

일본의 도서관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다

통계는 정확하게 실태를 보여줄 뿐 아니라, 그 통계수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도 또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 통계에 대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통계들이 가진 의미들이 현재의 삶과 내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 새로운 통계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지표라면서 이제는 정말 다양한 경제나 사회 활동을 반영할 새로운 통계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도서관 분야는 어떨까? 몇 년 전부터 국가도서관통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구축을 위해 정부와 도서관계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도서관 하나하나가 제대로 된 통계수치를 산출하고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통계 관련 인력도 확충하고 현장 사서들에 대해서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통계 구축과 관련해서 필요하다면 도서관 운영 방식도 변경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좋은 통계 시스템을 가질 수는 없으니 계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신문에서는 일본에서 공공도서관에서 초등학생들이 얼마나 책을 빌려보는가 하는 데이터를 소개하고 있고, 그에 대해서 우리나라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한 신문에서 지적하기를 우리나라는 그런 톻계를 잡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 도서관 통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도서관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좀 더 실감나게 드러낼 수 있는 통계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우리도 이런 식의 통계는 현재 가능할 것 같다. 나중에 통계수치를 확보하면 한 번 같은 분석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도의 내용인 즉은, 2007년도 전국 도서관에서 초등학생들이 대출한 책이 등록한 학생 1인당 35.9권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문부과학성이 11월 12일 발표한 <사회교육조사(社会教育調査)>에 따르면 2004년보다 2.9책이 늘어난 것이다. 이 조사를 시작한 1974년 16.5권에 비하면 2.2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보면 2004년에는 등록자수나 대출책수가 모두 2007년보다는 높으나, 1인당 평균치에서는 2007년이 높게 나타났다. 등록자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석은 따로 없어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연간 이용회수도 통계가 있는데, 2007년에는 6.7회로 2004년에 비해 0.4회가 늘어났고, 1995년에 비하면 2.1배 정도가 늘어났다.대체로 1인당 대출책수와 이용회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역시 책을 읽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책을 더 많이 읽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문부과학성이 실시하는 이 조사는 3년에 한 번씩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학교도서관 등을 제외한 공사립 도서관인데, 2007년에는 2004년 대비 186관이 늘어난 3,165개관의 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신문보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 학력ㆍ학습 상황조사에서는 전체적으로 독서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신문은 독서를 좋아하는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 사이 양극화 경향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런 분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이 '사회교육조사'에는 성인들의 대출실태도 조사했다. 성인의 경우에는 1인당 18.6책으로 2004년 18.2책보다는 조금 늘어났다. 그러나 가장 많은 대출책수는 2001년 18.7책이다. 그래도 2007년 대출자수와 대출책수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에서 성인들의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신문보도에서는 도서관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도서관 시설이 증가해서 책을 빌리기가 쉬워진데다가 신간을 포함한 장서가 충실해진 때문이라는 문부성의 해석을 덧붙였다. 이런 분석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시설 수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그러나 장서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좀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에 경제위기 등을 이유로 도서관 예산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가장 먼저 자료구입비가 줄어든다. 이미 우리는 1997년 IMF 경제위기 때, 그리고 중앙정부의 자료구입비 지원이 분권교부세로 통합되었을 때 자료구입 예산이 즐어든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도서관 예산을 줄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료구입비를 줄이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부족한 장서를 기증 등을 통해서 보충하면 되지 않겠느냐 정도의 생각도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너무도 위험하다. 도서관 장서는 그냥 책이라고 들여놓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시대와 사회의 의지와 가치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비용으로, 공공 비용으로 구입해야 도서관의 의지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안목이 필요하다. 일본의 실태조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신간 확충이 도서관 이용자를 늘였다는 분석일 것이다.

* 일본문부과학성의 사회교육실태조사 보고서 보러가기



* 이 그림은 문부과학성 실태조사 보고서 중 도서관 부분을 갈무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