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눈이 짙게 온 시간에 누군가 이 눈사람을 만들었을 것이다.
기쁜 일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눈사람은 취해 있다..
일등만 기억하는 이 더러운 세상이 눈 속에 푹 파묻혀 버리기를 기원했을까?
그렇게 밤을 지새웠을 눈사람을
아침에 만났다, 놀랐다...
도서관 마당에 눈사람이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을,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웃음을 던진다.
나도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넨다.
짧게나마 즐겁다.
점심 때까지는 굳굳하게 서 있더니,
퇴근 길에 보니까 이미 어디론가 가 버렸다.
그러고 보니 오후 늦게 사람들이 눈삽을 들고 다녔다.
눈사람도, 그 때 처형되었을까?
세상이 던지는 무거움을 슬쩍 웃어넘길 수 있는 그런 여유와 비꼼을...
만나기 점점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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