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4대강 사업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마침 며칠 전 MBC <PD수첩>에서 이 문제를 다루려다가 방송이 되지 않은 것 때문에 논란이 거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할 자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방송은 거대한 여론의 시작점이자 집결점이라는 점에서 매우 신중해야겠지만, 그럼에도 결국 최종적인 판단과 행동은 시청하는 개개 주권자의 몫이기에, 언론은 강보다도 더 자유로와야 하지 않을까? 찬반 논란을 떠나 나는 '지식과 문화, 지혜가 흐르는 4대강'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구성원들간 또는 지역간, 계층간 사회/경제/문화 등 제반 부문에서의 격차가 심각해 진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세계에서도 앞선 나라가 되었다지만, 삶의 질은 여전히 낮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을 해소하는데있어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 등과 같은 문화기반시설을 전국 각지에 고르게 배치하고 지역 여부를 떠나 잘 운영되도록 하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도서관들과 같은 문화기반시설 마저도 지역적으로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부족한 곳은 더 많이 도와서 고르게 지식과 문화, 지혜의 강물이 흐르도록 하면 좋겠다. 지금 4대강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그런 것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최근에 도서관이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도서관' 앞에 다양한 수식어들을 붙여가면서 도서관의 의미와 사용 가능성을 확장해 가는 것을 보면 도서관 사람으로 반갑다. 물론 도서관의 본질은 다양한 확장 과정에서도 변형되거나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그러나 한편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 서로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지식이나 지혜의 마당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변용이나 확장도 그것을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서로 대화하게 하고, 서로 소통하게 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그건 분명 하나의 도서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싶다. 물론 그런 변용이나 확장에서 반드시 사서가 매개자가 되어야 하고, 또 주도하는 사람이면서도 돕는 사람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할 것이다. 내일 봉은사에서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소리영상제'라는 것을 한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다가 '모기장 도서관'이라는 작은 글씨를 보면서... 도서관이 이렇게까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가는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이들에게 삶의 이야기를 풀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 도서관 사람들도 이제 도서관 건물과 마당에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뜨거운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스스로 도서관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축제의 현장을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시위 현장을 찾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마치 나이팅게일이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않고 부상당한 장병들을 치료함으로써 천사의 이미지를 얻은 것처럼... 지식과 정보, 지혜와 문화가 필요한 곳이라면 그 어디에도 도서관을 들고 찾아가 보면 정말 좋겠다. 모기장도서관을 한 번 보러가면 좋겠는데.. 내일 출장이네. (아래 포스터 어딘가에 모기장도서관이라고 적혀 있다. 빨리 찾으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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